[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30·KIA 타이거즈)의 2022년은 이 한 문장으로 압축될 만하다. 4월 초 1할대 타율에 허덕였으나, 5월부터 놀랄만큼 각성하며 '테스형 신드롬'을 만들었다. 코뼈 골절 부상 뒤 상승세가 다소 처졌다는 평가지만, 꿋꿋하게 중심타선의 한축으로 활약하면서 KIA의 가을야구행에 일조했다.
소크라테스의 올 시즌 성적은 127경기 타율 3할1푼1리(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8. 총액 6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 연봉 50만달러)의 '염가'에 계약한 외국인 타자의 데뷔 첫 시즌 성적표로는 더할 나위 없다.
이런 소크라테스의 활약상은 2010년대 KIA 외인 타자 중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던 브렛 필과 로저 버나디나를 떠올리게 한다. 필은 2014~2016년 3시즌 간 KIA에서 활약하면서 KBO리그 통산 타율 3할1푼7리, 61홈런 253타점을 기록했다. 버나디나는 2017~2018년 두 시즌을 뛰면서 KBO리그 270경기 타율 3할1푼5리, 47홈런 181타점을 올렸다.
필은 2014년 92경기 타율 3할9리(362타수 112안타) 19홈런 66타점, OPS 0.893이었고, 버나디나는 2017년 139경기 타율 3할2푼(557타수 178안타) 27홈런 111타점, OPS 0.912였다. 필이 부상으로 리그 중반 공백기를 가졌고, 버나디나는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에서 기록을 만들었다는 점을 두면 소크라테스는 그 중간 쯤의 성과를 올렸다고 볼 만하다. 생산성 면에서는 두 선수에 뒤지지 않는 편이었다. 팀 융화 면에선 필과 버나디나에 비해 오히려 나은 모습을 보여준 점은 높게 살 만하다.
KIA와 재계약에 성공한 소크라테스의 활약은 그래서 더 큰 관심을 끈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내면서 국내 투수들의 성향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과, 스프링캠프부터 온전히 출발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 2021시즌 우려 속에 출발한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뛰어난 기량과 팀 융화력으로 적응을 마치고, 올해 KBO리그 최고 외인 타자로 거듭났던 모습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란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2019년 대체 선수로 KIA에 입단, 이듬해 타이거즈 최초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일군 프레스턴 터커에 대한 기억도 소크라테스의 2년차 시즌을 기대케 한다.
뛰어난 기량과 성실성을 갖춘 소크라테스는 중독성 높은 응원가까지 더해 단 1년 만에 KIA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내년엔 KIA를 넘어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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