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예상대로 트레버 바우어(32)와의 인연을 끊기로 했다.
다저스 구단은 7일(이하 한국시각) "당 구단은 그동안 메이저리그(MLB)의 조사에 적극 협조했고,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 학대를 금지하는 규정을 충실히 따랐다고 생각한다. 바우어의 행위는 역사상 가장 긴 출전정지 징계로 이어졌고, 해당 절차가 이제 마무리됐으니 우리는 그가 더 이상 우리 조직의 일원이 아님을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독립 중재자(independedt arbitrator)가 MLB가 내린 324경기 징계를 194경기로 경감하는 결정을 내린 지 2주 만에 다저스의 최종 판단이 나온 것이다. 바우어는 2021년 성폭행 혐의로 고소돼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법적인 책임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나 이후 MLB가 자체 조사를 통해 바우어의 혐의가 중차대한 문제를 야기시켰다며 32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바우어가 항소해 징계가 경감되기는 했지만, 다저스는 2주간 고민 끝에 방출대기 조치(designate for assignment)를 취했다. 앞으로 1주일 동안 바우어를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는 FA 자격을 얻게 된다.
다저스는 어떤 경우라도 올해 그의 연봉 2250만달러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를 데려가는 팀은 그 가운데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72만달러만 부담하면 된다. 거의 공짜로 바우어를 한 시즌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우어를 데려갈 팀이 있을까. 부정적인 시각이 압도적이다. 누구도 바우어와 계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ESPN은 이날 다저스가 바우어를 방출대기 조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제 바우어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끝날 것이라는 의문이 당연히 든다. 현재 분위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계약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Unlikely, but not impossible)'며 지난 한 달간 에이전트와 프런트 관계자 12명을 대상으로 바우어의 FA 계약 가능성에 관해 던진 설문 결과를 소개했다.
다저스의 라이벌 구단 관계자는 "바우어는 2023년 시즌 개막 후 50경기 동안 삭감된 급여를 받겠지만, 이후에는 즉시 복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즉 그를 찾는 구단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바우어가 이제 32세 밖에 안됐고 건강한 팔을 갖고 있으며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하지만 대부분은 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구단 단장은 "누구도 그와 계약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고, 한 에이전트는 "누구도 그 친구와 접촉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다른 에이전트는 "최소한 관심을 나타내는 구단 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했고, 어느 프런트 관계자는 "투수가 필요한 팀들이 있을텐데, 역풍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ESPN은 '다저스 라이벌 구단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바우어가 새 팀과 계약하더라도 독특한 문제를 유발할 것이다. 구단의 명성에 먹칠을 가하고 팬들의 반발, 혹은 그것을 둘러싼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바우어는 이번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한 번도 반성의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에이전트는 "그런 짐짝과 같은 선수와 계약한다면 그를 개선시키는 절차를 밟아야 할텐데, 그런 게 먹혀들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제불능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1주일 동안 바우어를 탐내는 구단이 나타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