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그룹 빅스 멤버 라비(김원식, 30)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SBS는 12일 검찰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이 최근 라비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보도했고, 동아일보도 이날 검찰이 라비가 사회복무요원 등급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병역 브로커의 도움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최근 검찰이 브로커를 통해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은 의뢰인을 전방위로 수사하는 가운데, 라비가 병역 면탈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병역 면탈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일당이 상담을 받으러 온 이들에게 '유명인과 법조계 자녀들의 신체등급을 낮춰줬다'며 아이돌 래퍼 A씨의 이름을 거론됐고, 이 A씨가 라비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SBS와 동아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라비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은혜)는 지난해 12월 21일 구속기소한 병역 브로커 구 모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라비가 구 씨에게 병역 관련 상담을 의뢰하고 조언받은 정황을 파악했다.
구 씨의 휴대전화에선 라비의 병역판정 관련 서류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라비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다는 사실이 지난해 10월 알려졌지만, 구 씨는 그 이전인 지난해 3월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에 올린 질문에 "라비님은 5월 말경 사회복무요원 입영 예정이다"라는 답글을 남겼다. 구 씨는 다른 의뢰인들에게도 자랑삼아 "라비의 신체등급을 낮춰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씨는 자신에게 상담을 의뢰한 입대 예정자들에게 뇌전증(간질) 허위 진단서를 받을 수 있는 수법을 알려주고 수수료 수천만 원씩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 됐다. 라비도 뇌전증 진단을 받아 신체등급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라비 소속사 그루블린은 "면밀히 관련 내용에 대해 파악 중"이라며 "본 건과 관련해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라비는 지난해 5월 고정 출연 중이던 KBS2 '1박2일 시즌4'에서 입대를 이유로 하차했다. 이후 5개월 뒤인 그해 10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시작했다. 당시 라비는 "건강상의 이유로 사회복무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중의 실망도 큰 분위기다. 소속사 그루블린의 수장으로 사업가이자, 음악적 역량을 뽐내 음원 저작권 부자인 실력파 뮤지션으로, 또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건실한 청년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실망스럽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연예계에 이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며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하거나 면제를 받은 연예인들도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정당하게 신체검사 등급 판정을 받은 연예인들만 괜히 의심받고 피해 보게 됐다며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편, 이번 사건과 연루된 인물들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라비와 프로배구선수 조재성 이외에도 프로축구·승마·볼링 등 여러 종목 선수들이 브로커를 통해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스포츠계를 넘어 연예계로도 파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