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극계의 '필승 코드'가 있다면, 바로 상처받은 왕자의 등장이다.
tvN '백일의 낭군님'의 14.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의 17.4%(전국기준)의 신화를 만들어냈던 주역들은 바로 내면의 깊은 상처를 간직한 왕세자들. '백일의 낭군님'과 '옷소매 붉은 끝동'은 모두 죽음이 도사리는 궁궐 안팎의 생활을 견뎌내는 왕자들과, 그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것이 사극의 주된 재미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존게임을 이어가는 왕세자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면 역시 중요한 포인트. 도경수와 이준호는 각각 '백일의 낭군님'과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가상의 세자 이율과 실존인물인 이산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두 드라마 모두 높은 화제성에 시청률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백일의 낭군님'은 당시 성공작이 전무했던 월화극 블록을 완벽히 떠오르게 만들었고, 이준호의 '옷소매 붉은 끝동'은 2021년 방송됐던 모든 드라마들 중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끌기 충분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까지 완벽했다. 당시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로서 첫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섰던 도경수는 코믹과 진지를 오가는 열연으로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어냈고, 이준호 역시 얼굴 근육 하나 하나를 움직이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격한 지지를 받기도.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이준호는 원톱 배우로 우뚝 서 무한 러브콜을 받아낸 바 있다.
'왕세자 필승'이라는 이 계보를 이어갈 이가 박형식이 될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박형식은 오는 2월 6일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월화드라마 '청춘월담'(정현정 극본, 이종재 연출)의 주인공이자 가상의 왕세자인 이환으로 분한다. 이환은 저주받은 왕세자로, 늘 자신의 목숨을 위협받는 인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외로운 상황을 헤쳐나가게 될 이환의 운명 역시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기대가 되는 것은 그가 보여줄 다채로운 모습들이다. 박형식은 '청춘월담'을 통해 순수했던 어린시절부터 세자가 된 이후 '귀신의 서'를 받고 두려움과 의심으로 가득 찬 모습까지 표현해낼 예정. 박형식은 "이환의 다양한 얼굴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이환 내면의 순수함과 강직함이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청춘월담'은 도경수를 '백일의 낭군님'의 완벽한 왕세자로 만들어냈던 이종재 감독의 차기작. 코믹함과 진지함을 자유자재로 넘어들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서사를 보여줬던 이종재 감독의 새로운 사극인 만큼 그 안에 녹아들 박형식의 서사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민재이(전소니)와 이환(박형식)의 쌍방구원 서사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드라마 시청자들 사이 가장 큰 화두는 '쌍방구원'. 일방적인 '백마 탄 왕자'의 서사가 아닌, 주인공들이 서로를 구원하고 탄탄하게 감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기대를 모으는 바. 박형식은 "이환과 민재이가 만나는 시점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사계절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두 사람의 사랑을 '사계절'로 표현하며 시청 포인트도 전했다.
박형식은 '해피니스', '화랑' 등 장르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줬던 배우다. 이에 그가 이들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