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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4할타자→거포 변신' 23세 군필외야수 약속의 해 "이정후 형처럼 되고파" [괌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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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후반기 4할? 만족 못한다. 팀에 더 큰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모두가 주목하는 00년생 군필 외야수. 고된 훈련이 힘들고 부담도 커졌다. 하지만 기대받는 만큼 재미있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23)은 6년만의 대반격을 노리는 롯데 타선의 핵심 카드다. 외국인 선수 잭 렉스와 함께 코너 외야 한 자리를 맡을 예정.

지난해 손아섭(NC 다이노스)이 떠난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전반기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후반기에만 타율 4할1푼4리를 기록하며 평균 3할1푼6리를 맞췄다. 홈런도 5개나 때려냈다. 1m89, 93㎏의 당당한 체격과 강력한 손목힘의 소유자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도 지닌 '5툴 플레이어'다.

괌에서 만난 고승민은 숨돌릴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첫 열흘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식 훈련이 끝난 뒤 타격, 수비, 주루, 컨디셔닝에 걸쳐 추가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 롯데의 시간이 왔다"는 래리 서튼 감독의 자신감처럼, '고승민의 시간'을 준비중이다.

이제 우익수 수비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박흥식 수석코치는 올해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타자 중 하나로 고승민을 꼽았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마냥 원체 가진 툴이 좋은지라 가르치는대로 쑥쑥 흡수하고 성장한다.

출전 횟수를 늘리기 위해 1루수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 조금씩 준비했고, 이번 캠프에선 턴(4일 훈련+하루 휴식)마다 한번씩 하고 있다.

원래 2루수 출신이긴 하지만, 1루는 또 다르다고. 좌우보다 앞뒤 움직임이 중요하고, 외야 중계플레이부터 커트맨, 타자를 압박하는 번트 수비, 포수 뒤쪽 커버까지 플레이 범위가 넓다. 고승민은 "새로운 자리에서 연습하니까 느끼는 게 많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올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아니라 보는 사람이 만족할만한 수비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작년엔 아쉬움이 많았다. 올해는 좀더 잘하고 싶다. 올해 프로 5년차인데, (부상으로)마무리캠프를 쉬어서 그런지 유독 힘든 거 같다. 그런데 그만큼 재미있다. 작년처럼 내가 자꾸 다치고 빠지고 하면 팀에도 손해니까."

지난해 5월 두산 베어스 김강률을 상대로 9회초 역전 3점포를 쏘아올린 게 1군 첫 홈런이다. 경기 후 "내가 1군에서 홈런을 치는 날이 오다니"라며 울컥하기도 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중장거리포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고승민은 "홈런을 많이 치겠다는 욕심은 없다. 치다보면 나올 거라 생각한다. 보다 더 정확한 컨택을 통해 더 많은 안타를 치고, 도루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캠프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르다. FA 3명을 비롯해 새로운 얼굴들이 많아졌다. 고승민은 "다른 팀에 온줄 알았다. 낯설고 어색하기까지 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유강남이 솔선수범해 맛있는 걸 사준 덕분에 쉽게 가까워졌다. 팀에 활력이 도는 게 기분이 좋다고. 소울 메이트를 묻자 "가족"이라며 이학주(33)의 이름을 꺼냈다.

"팬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꼭 가을야구에 가고 싶다. 팀 성적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제 성적도 나올 거라 생각한다. 올해는 안 다치고 작년보다 꼭 더 좋은 성적을 내고자 한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형처럼 잘 치는 타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