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주환(42) 감독이 "우울증 걸릴 정도로 힘들었을 때 반려견으로 위로 받았다"고 말했다.
휴먼 코미디 영화 '멍뭉이'(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 제작)를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멍뭉이'를 연출한 과정을 밝혔다.
김주환 감독은 "2018년 언저리에 '멍뭉이' 시나리오를 썼던 것 같다. 사실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루니라는 이름은 내가 오랫동안 키운 반려견 이름이기도 하다. 2018년 루니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루니는 내가 힘들 때 계속 옆에 있어준 강아지였다. '청년경찰' 시나리오를 쓸 때 3~4년간 정말 많이 힘들었다. 당시에 부모님은 방에 틀어박혀 시나리오만 쓰는 나를 보며 걱정이 컸고 스스로도 불안감에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그때마다 내 곁에 있어주고 큰 힘이 됐던 것은 루니였다. 그랬던 루니가 떠나고 죽을 당시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컸다. 그렇게 시작된 영화다"고 곱씹었다.
그는 "루니가 죽은 게 내 생활에 크게 다가왔다. 삶에 쫓기고 일도 너무 힘든 시기였다. 물론 주변에서는 나에게 '이 영화가 커리어적으로 지금 하는 게 맞느냐' 질문이 많이 쏟아지기도 했다. 나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에는 본질로 돌아오고 싶었다"며 "'청년 경찰' 이후 작품 수가 늘어가면서 관객이 나에게 기대하는 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더라. 그 생각 끝에는 항상 과거에 남아있게 되는 내 모습이 보였다. '청년경찰'처럼 웃기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런데 '멍뭉이'는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라 코미디를 과하게 넣으면 부작용이 생길 것 같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또한 "실제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는 '코알라'다. 그 영화는 작은 예산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던 작품이었다. '코알라' '멍뭉이' 모두 나와 근접한 모습이다. 내가 하고 싶은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마음 먹었고 대신 자본에 대한 책임이 있는 상업 영화 감독이기 때문에 예산을 많이 줄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멍뭉이'는 견주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만남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연석, 차태현이 출연했고 '청년경찰' '사자'의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키다리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