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손흥민의 '후반 조커' 카드는 대성공이었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경기 투입 5분만에 벼락같은 골을 성공시키며 EPL 개인통산 98호골을 달성했다. 이제 2골만 더 넣으면 대망의 '100호골'이 완성된다.
손흥민은 20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2~2023 EPL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제외됐다가 후반 22분에 교체 투입됐다. 이달 초 긴급 담낭제거수술을 받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대신 경기를 지휘한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는 손흥민을 일단 선발 명단에서는 제외한 채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 대신 히샬리송이 투입돼 해리 케인, 데얀 클루셉스키와 함께 공격 스리톱을 형성했다. 손흥민을 중후반 이후 조커로 활용하려는 계획. 손흥민이 선발 제외된 것은 시즌 두 번째다.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와의 8라운드 때 교체 투입된 바 있다.
전반전 손흥민의 공백은 예상보다 컸다. 토트넘의 공격은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았다. 결국 0-0으로 전반을 끝냈다.
후반전이 시작됐지만, 손흥민은 바로 투입되지 않았다. 서서히 몸을 풀었다. 그 사이 토트넘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11분 호이비에르의 패스를 이어받은 데이비스가 에메르송에게 공을 흘려줬다. 에메르송이 깔끔하게 상대 골문을 뚫었다.
하지만 승리를 안심할 순 없었다. 웨스트햄도 계속 날카로운 공격으로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13분 보웬의 슛을 포스터 골키퍼가 간신히 막았다. 확실한 해결사가 나와 승리를 굳혀야 할 필요가 있었다.
드디어 토트넘 벤치가 움직였다. 부진한 히샬리송을 빼고 후반 22분 손흥민이 경기장에 나왔다. 팬들이 환호했다. 손흥민이 그 환호에 보답했다. 체력을 아낀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그라운드를 넓게 누볐다. 이윽고 투입 5분만에 골맛을 봤다. '영혼의 단짝' 케인과의 합작품이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중앙에서 케인이 수비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따냈다. 이어 케인은 왼쪽에서 쇄도하는 손흥민의 앞쪽으로 정확한 침투패스를 보냈다. 손흥민은 수비수 라인을 정확히 짚어내 오프사이드를 피한 뒤 공을 이어받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로 가볍게 공을 밀어넣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