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과 관련 국민들의 분노가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가 합리적인 마일리지 소비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대한항공 직접 압박에 나섰다.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 시행을 연기하거나 추가적인 소비자 혜택 방안을 내놓는 등 개편안을 원점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4월 1일부터 새 마일리지 제도의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바꿀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공제율이 커지지만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마일리지를 덜 써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율이 높아지면서 대한항공이 일방적으로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보너스 좌석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근본적인 마일리지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19일에도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을 하지는 못할망정 국민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 등에 보너스 좌석 확대와 해당 좌석 비중이 높은 특별기를 운행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토부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며 사실상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좌석 확대 방안이 미흡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의 공정성 여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개편안 시행 전 공정위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약관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해 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란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대한항공 측은 마일리지 개편이 장거리 노선 공제율 인상에만 초점이 맞춰져 대다수의 단거리 승객이 받는 혜택이 되려 외면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단거리 노선 마일리지 사용 비중이 높은 것은 그만큼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좌석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대체제인 저비용항공사(LCC)가 있는 단거리 노선보다는 선택권이 적은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혜택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도 사태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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