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다. AC밀란과의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지만, 원정 1차전에서 0대1로 패한 탓에 합산 결과 패배하고 말았다. 승패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영국 언론은 이를 '콘테 시대 종말의 시작점'으로 평가했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 2차전서 0대0으로 비겼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 등 팀의 정예 멤버가 총출동했지만, 공격은 무기력했다. AC밀란의 수비를 위협하지 못했다. 손흥민도 아시아선수로서 챔피언스리그 최다 출전기록(55경기)을 세웠지만, 평점이 6.1점에 불과했다. 현지 매체로부터 '최악의 폼'이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이런 결과에 대해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콘테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해석했다. 이안 레이디먼 데일리메일 기자는 칼럼을 통해 '토트넘에 부임한 지 겨우 16개월 밖에 되지 않아 콘테 시대라고 부르지 못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제 콘테 감독이 토트넘을 떠나는 건 시간문제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최근 콘테 감독의 행보, 그리고 토트넘 구단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해석한 평가다. 콘테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 계약이 돼 있지만, 구단과 감독 모두 계약 연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콘테 감독은 지난 1월 담낭염 판정을 받아 긴급 담낭제거 수술을 받은 뒤 일시적으로 팀의 지휘봉을 내려놨다. 크리스티안 스텔레티 수석코치가 임시로 팀을 이끌었고, 콘테 감독은 간접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했다. 그러면서 리더십에 균열이 발생했다.
콘테 감독이 이번 챔스리그를 통해 52일 만에 복귀했지만, 이미 선수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콘테 감독이 팀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선수들도 '떠날 사람'의 말을 듣지 않게 된 것이다. 때문에 챔스리그 결과가 더욱 중요했다. 만약 여기서 승리했다면, 콘테 감독의 리더십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패배로 인해 콘테 감독의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데일리메일은 이 점을 지적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