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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공 쳐보는 中타자들, 가까운 ML 타자들도 못해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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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인구 14억을 대표하는 야구선수들이 세계적인 투수의 공을 친다. 흥미로운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이 9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각) 도쿄돔에서 중국을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 등판하는 일본 선발투수가 바로 오타니 쇼헤이다. 투수와 타자로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오타니의 공을 평생 그를 상대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중국 타자들이 치는 것이다.

오타니는 1라운드 투구수 제한 규정에 따라 최대 65개까지 던질 수 있다. 오타니는 8일 중국전 선발이 확정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투구수 걱정없이 공 하나에, 타자 한 명에 집중하며 던질 것이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밝혔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던지는 동안 몸 컨디션에 따라 투구수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지난 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서 2⅓이닝을 던지고 태평양을 건너 일본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 투구수는 34개였다. WBC가 스프링트레이닝의 연장이라고 보면 중국전에서는 60개 정도 투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별다른 위기가 없다면 4이닝은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기준 최고 101.4마일(163.2㎞)에 이르는 강속구와 스위퍼로 불리는 하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4위에 랭크됐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웠다.

이런 무시무시한 투수를 상대하는 중국 타자들의 심정은 어떨까.

이번 WBC 중국 대표팀 타자들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경력이 가장 화려한 타자가 소프트뱅크 외야수로 활약한 마사고 유스케다. 마사고는 2017~2022년까지 소프트뱅크 1군 통산 180경기에 출전해 0.219의 타율과 3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2016년까지 12년을 뛴 내야수로 레이 창과 밀워키 브루어스 루키리그 출신 내야수 궈용강은 미국 프로야구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야구리그(CNBL) 소속 선수들이다. 중국 투수 중 주 권이 KT 위즈 소속으로 주목받고 있다.

19세기 중반 선교사에 의해 소개된 중국 야구는 1980년대 이후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게 됐다. 2002년 발족돼 14년 간 운영된 중국야구리그(CBL)를 이어받은 중국전국야구리그(CNBL)가 일종의 프로리그로 4개팀이 참가하고 있다.

오타니를 상대하는 건 메이저리그 타자들만 가능하다. 그것도 스케줄이 맞아야 한다. 오타니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그와 상대한 타자는 총 296명이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등재된 현역 타자 중 절반 이상은 아직 오타니의 공을 쳐 본 적이 없다.

9일 일본전은 중국 타자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