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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참사' 바라본 국민타자의 속내 "속상하고 참담…모든 야구인의 패배" [부산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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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속상하고 참담하다."

대한민국 야구, 태극마크를 대표하던 '국민타자'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야기가 나오자 한숨을 쉬었다.

두산 베어스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BO 시범경기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전을 치른다.

경기에 앞서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역시 야구 선배 아닌가. 대선배들부터 중간급 선배들, 후배들까지 모든 야구인의 패배다. 대표팀 선수들만 짐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나 역시 2013년에 WBC 탈락을 경험했다. 어떻게 하면 다음번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실패를 바탕으로 개선해나가야지, 누구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현역 시절 이 감독은 7차례나 대표팀에 참여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 2002 부산아이산게임, 2006 WBC, 2008 베이징올림픽 등 한국 야구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순간엔 언제나 그가 있었다. 2000년대 한국 야구 대표팀의 중흥기를 이끈 주인공이었다.

이 감독은 "아직 대회가 진행중이지 않나. 8강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설령 탈락하더라도,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누가 어떤 비난을 하더라도, 선배들의 역할은 격려를 해주는 것"이라며 "나 역시 태극 마크의 무게감, 실패해쓸 때 어린 선수들이나 야구팬들을 향한 미안함은 느낀다. 어떻게 하겠나 실력이 안되서 지는걸. 더 노력하고 연구하고 방법을 바꿔서 다음 번엔 실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곽 빈 정철원 양의지가 뛰고 있다. 특히 정철원은 연습경기 포함 일주일간 5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아직은 두산 선수 아니다. 국가대표 곽 빈 정철원 양의지다. 거기서 할 수 있는 거 다 하고 오기 바란다오늘까지 4경기, 무리 좀 한다 쳐도 휴식일도 있었고, 끝까지 힘내줬으면 좋겠다."

이 감독은 "곽 빈은 선발인데 불펜으로 뛰다보니 몸푸는 루틴도 다르고 연타를 맞더라"면서도 "오늘이 마지막이 될지, 8강 올라갈지 몰라도 양의지에게 후배들 잘 이끌어서 대회 마무리 잘하라고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가대표는 무리하라고 가는 것 아닌가. 30명도 안되는 선수들이 우리나라 야구 전체를 대표해서 가는 게 국제대회다. 대표팀 코치들이 가장 믿고 능력있다고 인정하는 투수들을 연투시킨다고 생각한다. 8강에 만약 올라간다면, 더 집중해서 상대 타자들을 압박해주길 기대한다."

김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