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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군 타율 0.074…올 시범경기 OPS 1.248, 기회를 움켜쥔 서른살 이성규, 지금 삼성 최고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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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군 13경기에서 타율 7푼4리(27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시범경기 13게임에서 3할6푼4리(33타수 12안타)를 쳤다. 그렇다고 매년 이 시기에 이름을 알린 것도 아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선 12타수 무안타였다.

오랫동안 그늘 깊숙한 곳에 묻혀있던 서른살 외야수가 빛을 낸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30)다.

27일까지 13경기, 전 게임에 나서 홈런 5개를 치고, 11타점을 올렸다. 홈런. 타점 전체 1위고, 안타 공동 6위다. 삼성의 '얼굴' 구자욱과 팀 내 안타 공동 1위다. OPS(출루율+장타율) 1.248. 현 시점에선 이성규가 삼성 최고 타자다.

2016년 인하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프로 8년차. '안방 여포'처럼 퓨처스리그에선 눈에 띄는 선수였다. 파워가 남달랐다. 2군 리그 홈런왕까지 했다. 부상이 겹치고 경쟁에서 밀려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급하게 시간이 흘러갔다.

1군 통산 148경기 출전, 타율 1할7푼9리, 55안타, 12홈런, 38타점. 이성규의 프로 이력을 한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올해가 프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중견수 주전 김현준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공백을 메울 대안이 필요했다. 기회가 오자 준비한 것처럼 움켜쥐었다.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프로는 끝까지 경쟁이다.

24~25일 두 경기 연속홈런을 친 이성규는 26일 쉬고 갔다.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 개막을 코앞에 두고 금방 타격감을 깨웠다. 27일 한화 이글스전에 6번-중견수로 출전해 2안타를 때렸다. 13경기 중 8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이전보다 선구안, 컨택트 능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박진만 감독은 27일 "개막전에 중견수로 나갈 가능성이 99%다. 이성규가 지금, 우리팀에서 컨디션이 제일 좋은 선수다"고 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선발로 출전해야한다'는 평소 지론을 상기시키며 한 말이다.

그동안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하다가, 정규시즌에선 부진한 선수가 많았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시범경기 '반짝스타'에 그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성규는 내년 이맘 때 2023년 3월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까.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