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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신인 맞아?' 앳된 얼굴의 사이드암 투수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따듯한 마음 씀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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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미안하다는 형에게 괜찮다며 오히려 어깨를 두들겨준 후배의 따듯한 마음' 19살 앳된 얼굴의 신인 박명근에게 개막 2연전은 평생 잊지 못할 시간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틀 연속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한 사이드암 투수 박명근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개막 2연전 경기가 열린 지난 주말 수원KT위즈파크. 첫날이던 1일 4대1로 뒤지고 있던 6회말 1사 2,3루 LG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신인 박명근 카드였다.



1초가 채 나오지 않는 빠른 퀵모션을 가진 사이드암 투수 박명근은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어진 만루 위기. 대타 김준태에게 던진 144km 초구가 적시타로 연결됐다.



흔들리기 시작한 신인 투수를 KT 타선은 끈질기게 괴롭혔다. 이어진 1사 1,3루 김상수 타석. 기습번트 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한 김상수를 잡기 위해 박명근은 타구를 재빨리 잡아 토스했다. 이때 베이스커버 과정에서 1루수 송찬의와 2루수 서건창이 엉키며 실점을 허용했다.

생애 첫 1군 마운드에 오른 박명근은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와 프로 타자들의 노림수를 이겨내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두 번째 경기가 열린 2일. 9대5 4점 차로 앞서고 있던 8회말 LG 염경엽 감독은 신인 투수의 연투 능력을 보기 위해 박명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KT 선두타자 김민혁과 승부에서 3B 1S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박명근은 145km 직구를 던졌지만, 한복판 몰린 공을 1군 타자는 놓치지 않고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후속 타자 류현인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박명근은 프로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전날 기습번트로 자신을 괴롭혔던 김상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박명근은 더 신중하게 공을 던졌다. 143km 무브먼트 심한 직구 2개를 던져 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커브를 던졌지만, 바깥쪽 너무 크게 빠지며 볼. 1B 2S 전날 직구에 기습번트를 2번 시도한 김상수를 내야 땅볼 유도하기 위해 박명근은 몸쪽 깊은 곳을 향해 커브를 던졌다.

타이밍을 빼앗긴 김상수의 타구는 3루수 앞 평범한 땅볼로 연결됐다. 타이밍상 충분히 병살 플레이가 예상됐던 순간 실책이 나왔다. 3루수 문보경이 2루수 서건창을 향해 뿌린 송구가 너무 높게 들어가며 뒤로 빠지고 말았다.



수비 도움을 이틀 연속 받지 못한 신인 투수는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공을 손에 쥐고 마운드로 향해 김경태 코치가 다가온 순간 3루수 문보경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후배 엉덩이를 툭 쳤다. 이때 박명근은 오히려 괜찮다며 선배의 어깨를 두들긴 뒤 웃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박명근의 뒤를 이어 마운드 오른 진해수, 이정용이 동점을 허용한 LG는 연장 11회 혈투 끝. 이천웅의 스퀴즈번트로 역전에 성공하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지금 당장의 기록은 아쉬울지 몰라도 이날 박명근이 짧은 순간 팀을 위해 보여준 마음 씀씀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격언처럼 LG에 조금씩 녹아들고 있는 착한 후배 박명근의 야구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