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장근석(36)이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장근석은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미끼'(김진욱 극본, 김홍선 연출)를 통해 2018년 방송됐던 SBS '스위치' 이후 5년 만에 컴백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의 대체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 한 뒤에도 두문불출했던 그는 5년 만에 팬들의 곁으로 돌아와 완벽한 반전을 선보였다. "샤방샤방 로맨틱 코미디를 할 줄 알았을 것"이라던 장근석은 '미끼'를 통해 수북한 수염으로 거칠게 등장했다.
장근석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스스로 5년 만의 컴백에 있어서 너무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지 고민했지만, 잘 끌어주셔서 녹여낼 수 있던 것 같다"며 "첫 촬영에서 곧바로 희열을 느꼈다. 이 작품을 하기 전 스스로 굳어있던 면도 있었고 몇 달 정도 연기레슨을 받으며 준비해서 첫 촬영에 갔을 때의 긴장과 설렘이 있었다. 그런데 첫 테이크에서 감독님이 '오케이' 사인을 주셨을 때 느낀 희열은 '내가 이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하고 있구나'를 스스로 느낀 카타르시스가 있던 것 같다. 한 신 한 신을 만들어낸 흥분감으로 파트2까지 잘 마무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근석은 스스로 선생님을 찾으며 연기 레슨을 받아왔다고. 그는 "주변에서 다들 의아해하시는데 운전을 10년간 하던 사람이 1년만 안 해도 어색하잖나. 몸에 있던 세포나 기억은 남아 있어도 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세계관을 연다는 작업보다는 제 안의 세포를 깨우고 스트레칭을 한다는 느낌으로 호흡법부터 하며 대학교 때 생각도 나고, 아역 때 생각도 나고 좋았던 것 같다. 겸손해지는 것도 좋았다. 적당한 긴장감이 적당한 겸손을 만들고, 저에게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눈물을 펑펑 쏟기까지 했다는 장근석이다. 장근석은 "연기 레슨을 처음에 할 때 주제가 '왜 레슨을 할까'였다. 그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려는 작업이 아니라, 제 안의 감각을 깨워내는 작업이었기에 무언가 새로운 저의 기교나 테크닉을 만든다는 욕심은 없었다. 레슨이라는 것이 큰 범위에서 의미를 준다기 보다는 저에게 물을 주는 느낌이랄까. 화분에 물을 주듯이, 아무리 경력이 오래됐다고 하더라도 그런 곳에서 오는 스스로의 무언가가 좀 필요하고, 내가 필요하니 누군가 도움을 받고 싶어하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제가 하겠다고 해서 연기 선생님도 몇 분을 컨택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5년은 특히 장근석에게 확실한 쉼표가 됐다. 장근석은 "데뷔한지 31년차가 거의 돼가면서 제가 쉬었던 5년의 시간이 의도됐든 의도하지 않았든, 저에게는 좋았던 시간이었다. 외로워질 때는 그런 거다. 시장을 가거나 밥을 먹으러 가면, 아주머니나 가게에 계신 분들이 '요즘 왜 TV 안 나와?'하면 할 말이 없는데 그 시간이 저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장근석은 "한 번도 쉬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을 뿐더러. 그 5년이라는 시간에 저를 돌이켜 보기도 하고. 잘했다 열심히 했다보다는 참 많이 했더라. 그 부분에 있어서 오히려 쉬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 그리고 미끼라는 작품을 통해 30년간의 저의 모습과 다른 내 안의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고 숙명처럼 받아들여서 '미끼'로 '나는 변신했다'고 하기는 불가하고, 이런 가능성이 있고 충분히 맡겨볼 수 있는 배우라는 믿음을 줄 수 있던 것이 큰 배움인 것 같고 앞으로도 해나가야 할 작업인 것 같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끼'는 파트1을 통해 전 세계 186개국 공개, 해외 평점 9.4,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에서 뜨거운 흥행에 성공,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 수염을 기르고 돌아온 장근석에 대한 반전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장근석은 "'미끼'를 하고 나서 저에게 오는 대본의 장르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첫 번째로 뭔가를 부수긴 부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가 이런 것도 하네', '이런 것도 할 수 있겠다'는 정도로 장르가 다양해져서 제가 조금은 망치질을 해보 게 아닌가 싶다. 두 번째는 차기작일 것이다. 두 번째로 뭐가 될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인 관념이나 저에 대한 이미지를 깨부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장르에 대해 '미끼'로 큰 용기를 얻어서 두려움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