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이기고 싶었어요, 경우의 수는 생각하기 싫었어요."
상남자 말투가 아버지를 빼닮았다. '오상은 2세' 오준성(17·미래에셋증권)이 지난 4일 2023년 평창아시아선수권 및 항저우아시안게임 파견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난적' 김민혁(국군체육부대)을 꺾고 최연소 아시안게임 티켓을 조기 확정지은 후 한 말이다.
이날 벤치엔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감독이 앉았다. 오준성은 고1이던 지난해 '탁구 올인'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미래에셋증권에 입단했다. 김택수 미래에셋증권 총감독이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냈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망설였던 오 감독도 아들이 지난해 8월 실업팀 형들을 다 꺾고 대통령기에서 우승한 직후 마음을 바꿨다. '직장인'이 된 오준성은 봄날 선발전서도 일을 냈다. 2명을 뽑는 1차 선발전, 한끗차 3위로, 2차 선발전까지 밀렸지만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안재현(2대3패)에게 1패했을 뿐 선배들을 모두 돌려세우고 '최연소' 태극마크를 확정지었다. 만 18세,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유남규(한국거래소 감독)보다 1년 빠르고, 만 21세,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아버지 오 감독보다 빠른 기록이다. 쏟아지는 축하에 '탁구부자'는 할 일을 했다는 듯 덤덤했다. 벤치의 아버지가 아들의 어깨를 한번 감싼 게 전부다. 오 감독이 선수 시절 그랬듯 오준성은 "무표정한 편, 세리머니도 잘 안하는 편"이라고 했다. 부전자전이다.
마지막날, 김민혁과의 일전은 승부처였다. 이기면 자력 확정, 지면 승패가 맞물리는 상황. 오준성은 "지면 지는 거지, 애매하게 물리고 싶지 않다. 확실히 이기고 싶다"고 했다. 1게임을 잡은 후 2게임 6-10, 게임포인트를 내줬다. 위기에서 오준성은 정면승부했다. "민혁이형의 역회전 서비스가 까다롭다. 다음 세트도 있으니 지더라도 이 서브를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자 과감하게 쳤다." 이후 내리 6점을 따며 12-10 역전, 그렇게 첫 태극마크가 찾아왔다.
오준성의 플레이는 테이블에 붙어 모든 공을 받아내는 '백핸드 교과서', '철벽' 아버지와 닮았다. 오준성은 "탁구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통하는 아빠 시대 장점이 많다. 아빠 기술을 가르쳐달라고 졸랐다"고 했다. 오 감독은 1994년 히로시마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대회까지 무려 5번의 아시안게임에 나서 은메달 7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2008년 베이징' 동메달, '2012년 런던' 은메달에 이어 2016년 39세에 은퇴할 때까지 가장 오래, 가장 잘하는 에이스였던 아버지를 아들은 절대 신뢰한다. "제일 멋진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이 내 벤치에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다. 탁구적으로도 잘 통한다"고 했다. '팔불출' 아버지는 "아들이 같은 나이 때 나보다 훨씬 잘한다"며 웃었다. 이들에게 '아버지의 그늘'이나 '2세 스트레스' 같은 건 없다. 오준성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아빠 기록 도장깨기"를 선언했다. "내 나이에 아빠가 뭘 하셨는지 꿰고 있다. 도장깨는 느낌으로 그 기록들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박수홍, '절연한 부모' 대신 선우용녀가 '진짜 할머니'…"딸 재이 용돈까지" 뭉클 -
‘하시3’ 서은우, 임신 중 극단적 시도 후 아들 홀로 출산 “양육비 받으려 낳은 것 아냐” -
김미화, 발달장애 子에 혹독한 독립 준비…"남편의 아픈 손가락" 눈물 ('특종세상') -
솔비, 톱스타와 열애 고백 "나보다 돈 잘 벌어, 잘 산다" ('비보티비') -
[단독] '40세 신인' 조째즈, '고딩형사'로 연기자 데뷔…윤경호·김혜윤 만난다 -
‘19남매’ 리얼리티 인기 스타, 8세 아동 성추행..경찰 체포 -
'148kg→78kg' 미나 시누이, 단 5일만에 5kg 감량..."정체기 탈출" -
[단독] 유수빈, 변우석 이어 김혜윤과 함께한다…'고딩형사' 캐스팅
- 1.[공식발표] '와 외국인 교체 초강수' 2m4 쿠바 국대 영입…대한항공, 5번째 통합 우승 진심이다
- 2.'고의 태클에 격분한 손흥민, 가해 선수와 바로 충돌' 英 '더 선'까지 자세히 주목했다..'스마일 맨'의 발목이 위험하다
- 3."희망적 모습 봤다" 걱정덜기에 충분했다…화이트, KIA 상대 5이닝 6K 1실점 '홈런은 옥에 티'
- 4.'봄의 롯데' 와 이리 무섭노...33이닝 5실점 천적, 2이닝 7실점으로 털어버렸다 [부산 현장]
- 5.'홈런 공장' 명성 여전하네! 최정 2G 연속 아치 → 고명준 시범경기 2호 '쾅' → 오스틴 재역전 쓰리런까지 [인천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