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군 선발 데뷔전부터 심상치 않더니,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연일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상보다 높았던 지명순위, 팬들의 기대치에 걸맞는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출전했다. 선배의 부상으로 생긴 뜻밖의 공백,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거머쥐었다.
입단 후 외야수 연습을 시작할 때만 해도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고교 시절 유격수 출신이지만, 수비가 다소 투박했다. 롯데 구단은 안치홍 노진혁 한동희 등 지금 당장은 포지션별 주인이 확실한 외야보단, 렉스를 제외하면 상수가 없었던 외야를 택한 것.
마무리캠프와 질롱코리아,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바쁜 겨울을 보냈다. 매서운 타격 재능을 보여주긴 했지만, 호주리그 타율은 2할3푼5리에 그쳤다.
개막 직후엔 안권수와 황성빈이 맹타를 휘두르는 통에 좀처럼 출전기회가 없었다. 김민석과는 빠른발을 가진 좌타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파워는 김민석이 좀더 낫지만, 반대로 주루플레이는 두 선수의 강점이다.
개막 첫주는 대타와 대수비 등 교체 출전으로 보내는 듯 했다. 그러던 중 4할 타율을 과시하던 황성빈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민석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 9일 KT 위즈전은 김민석의 첫 1군 선발 데뷔전이었다. 이날 김민석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는 한편, 수비에서도 0-0으로 맞선 7회초 KT 박경수의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잡아냈다. 워닝트랙에서 펜스에 부딪쳐가며 잡아낸 허슬플레이였다. 시즌 2승을 도움받은 나균안은 경기 후 "민석아 고맙다"하며 진한 포옹을 선사했다.
주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김민석의 호수비는 이어지고 있다. 14일에는 삼성 강민호의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건져올렸다. 이미 4실점을 하며 흔들리던 스트레일리를 도운 멋진 수비였다.
15일 1회 1사 후 삼성 이재현의 타구를 잡아냈다. 김민석의 머리 위를 넘어 워닝트랙으로 매섭게 날아가던 타구. 하지만 김민석은 팔을 쭉 뻗으며 살짝 점프, 정확하게 공을 캐치했다. 지난 2경기와 달리 컨디션이 썩 좋지 못했던 나균안을 도운 한수였다.
타격에서는 명불허전이다. 선발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3할(20타수 6안타)을 기록중이다. 찬스에도 강하다. 데뷔전 2타점에 이어 12~13일 LG전에서도 1타점씩을 추가했고, 15일에도 1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뜨거운 방망이를 입증했다. '재능덩어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