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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희가 불지핀 '마네킹' 이슈, 4강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다 [김 용의 KBL PUB]

by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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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뭐라 할 수는 없는데, 결과를 보니 아쉬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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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와 창원 LG의 남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키워드는 바로 '마네킹'이다. 이 세 글자가 양팀의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지켜보는 팬들은 너무 재밌는데, 아마 LG와 이관희는 죽을 맛일 거다.

LG가 탈락 위기에 몰렸다. 홈 창원에서 열린 SK와의 4강 1, 2차전을 모두 내줬기 때문이다. 1경기만 더 패하면 짐을 싸야한다. 분위기도 침체된 가운데, 홈팬이 가장 많은 SK 원정을 떠나야 하니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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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4강 시작 전부터 악재를 만났다. 팀의 기둥 아셈 마레이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출전 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지 페리라는 수준급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고, LG는 원래 국내 선수들 비중이 더 높은 팀이기에 SK와 충분히 싸워볼만 했다. SK도 지난 시즌 MVP 최준용이 빠진 상황이었다.

실제 2경기 모두 초박빙이었다. 특히 2차전은 LG가 승리를 다잡는 듯 했지만, 종료 직전 상대 리온 윌리엄스에게 통한의 역전 결승골을 내주며 1점차로 무너졌다. 1차전은 전반 LG가 크게 앞서며 주도권을 잡았었다. 세밀한 부분들만 잘 운영이 됐다면 1승을 넘어 2승도 따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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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큰 경기 경험이 많은 SK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는 뜻인데, 재밌는 건 SK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한 게 바로 LG 이관희라는 점이다.

이관희는 1차전을 앞두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유독 SK전에 강한 이유를 말하며 상대 선수들을 '마네킹'이라고 언급했다. 최원혁, 최성원, 오재현 등 매치업 상대들이 자신을 못막는다는 뜻이었다. 재치있는 표현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말을 들은 SK 선수들의 기분은 좋을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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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수들은 대놓고 이관희에 반격을 했다. 최성원과 최원혁은 이관희의 '시계 세리머니'를 따라하며 맞도발했다. 경기 전 방송사 인터뷰 때 인터뷰 중인 선수 뒤에서 마네킹 흉내를 내기도 했다. 베테랑 허일영은 2차전 승리 후 이관희의 마네킹 발언이 오히려 SK 선수들에게 긍정의 작용을 했다며 일침 아닌 일침을 가했다.

3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관희의 이번 도발은 완벽한 자충수가 됐다. 이 정도 도발을 하려면 본인이 실력으로 압도를 하고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빛이 나는데 2경기 모두 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1차전에서는 크게 부진한 게 LG 패인 중 하나였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양팀 경기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승패가 갈렸는데, 이 마네킹 논란의 힘으로 한 발 더 뛴 SK가 근소하게 앞섰다고 생각한다면 결과적으로 경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관희를 욕할 수는 없다. 프로 무대에서 가장 큰 이벤트를 앞두고 이런 도발 없이 얌전하게만 싸운다면 팬들은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이관희라는 훌륭한 '엔터테이너'가 이번 4강 무대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 것에는 박수를 쳐줘야 한다. 다만, LG와 조상현 감독 입장에서는 '왜 쓸 데 없는 말을 해서'라는 생각을 수 없이 할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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