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던 사람이 당시 너무 좋아했던 '나가사끼 짬뽕'을 먹고 싶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다가 한 박스를 선물 받았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경북대학교 출신인 글쓴이 A씨가 작년 7월에 올린 "나는 삼양에 대해 잊지 못할 좋은 기억이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A씨는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사정상 잠시 미국에 있는 고모네 집에서 살았다."며 "그 당시에 한국 음식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은 삼양 나가사끼 짬뽕이었다. 누가 나에게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바로 나가사끼 짬뽕이라고 대답할 정도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던 중 A씨는 심한 독감에 걸려 일주일 동안 전혀 낫지 않았고, 심지어 입맛이 없어 음식을 먹지 못해 야위어갔다. 학교도 가지 못 할 정도로 크게 앓았던 A씨는 "나가사끼 짬뽕 한 봉지만 먹으면 다 나을 것 같다."라고 매일 되뇌었다.
하지만, 당시 나가사끼 짬뽕은 육류 함류량이 기준치 이상이라 수출이 불가능한 제품이어서 미국에서 구할 수 없었다. A씨는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게 되었다. 당시 고모가 비슷한 봉지 라면을 사 주셨지만, 그 맛이 아니었다."라며 회상했다.
결국 A씨는 삼양 홈페이지 고객문의 접수하는 곳에 "미국에 사는 초등학생이다. 나가사끼 짬뽕이 너무 먹고 싶다. 제발 미국에 팔아달라. 내가 하루에 10개 씩 사 먹겠다."라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이다.
놀라운 것은 며칠 뒤에 삼양 해외영업팀 팀장에게서 "우리도 수출하고 싶지만 육류 함류량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먹고 싶은 그 마음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다행히 미국 사무실에 나가사끼 라면이 조금 남아있다. 괜찮다면 받아달라. 주변 사람들과 테스트 겸 함께 먹어주면 더 좋겠다."라는 답장이 온 것이다.
이에 A씨는 주소를 남긴 메일을 보냈고, 이틀 뒤 거대한 박스에 40개 가량의 라면이 배송되었다. A씨는 "당장 나가사끼 짬뽕을 끓여 먹었고, 그 한 그릇에 독감과 마음의 병이 깨끗하게 나았다."며 "너무 신나서 학교에서 소심했던 내가 처음으로 학교 친구들을 초대해 라면을 함께 먹었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A씨는 문득 당시 답장을 준 삼양 해외영업팀 팀장이 생각이 나 감사 인사 드리려고 어렵게 메일을 찾아 보냈다. 놀라운 점은 팀장이 A씨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답장 메일에는 "당시 본사 해외영업팀 팀장이라 권한이 많았다. 출장 중 비슷한 경험을 해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작년부터 호주에 방출돼 외로이 있다. 지금은 불닭볶음면과 갓짜장, 갓짬뽕 시리즈 판촉활동을 하고 있다."며 "외국 생활에서의 한국 음식은 큰 위로가 된다. 건강하고,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란다. 고맙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해당 이야기를 접한 누리꾼들은 "유퀴즈에 제보해서 둘이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 "꼭 이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서 삼양과 저 직원 잘 되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나가사끼 짬뽕이 먹고 싶어졌다."라며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