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조츠조선 이종서 기자] "항상 야구를 챙겨보셨거든요."
조수행(30·두산 베어스)은 건국대 대학 시절 도루의 전설로 불렸다. 대학리그 4년 동온 90경기에서 92개 도루를 하면서 '대도'로 이름을 날렸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로 두산에 입단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1군 주전의 벽은 높았다. 정수빈 박건우 김재환 등 탄탄한 외야 라인이 자리를 잡았고, 조수행은 대수비 및 대주자로 역할을 했다.
지난 18일과 20일 열린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출장한 조수행은 시리즈 지배자가 됐다. 18일 경기에서는 2-0으로 앞선 9회말 외야 좌·우를 누비면서 장타 두 개를 지웠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타구가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빠르더라"라며 "다른 선수들이 다이빙 캐치를 해야하는 거리였지만, 조수행이 아주 빠르더라. 낙구 지점도 잘 보면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주전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소금과 같은 존재"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이어 "주력도 좋은 선수지만, 기회를 못 받아서 그렇지 타격 센스가 있다. 주전으로 나간다면 충분히 1,2번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20일 조수행은 타석에서 반전 한 방을 날렸다. 0-1로 지고 있던 3회초 무사 1루에서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의 초구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조수행의 시즌 첫 홈런이자 개인 통산 4호 홈런.
조수행의 한 방에 분위기를 바꾼 두산은 이후 양의지의 투런 홈런까지 나오면서 5대1로 승리했다. 조수행은 생애 첫 '결승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조수행은 "잘 맞았다고 생각은 했는데 넘어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일단 전력으로 계속 뛰었다"라며 "1루 지나고 반 정도 지나갔을 때 그 때 타구가 사라진 걸 알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178cm의 73kg의 호리호리한 체구. 홈런 생산이 아닌 주루 및 수비에 많은 장점이 있는 그였지만, 2021년부터 3년 연속 홈런 하나씩을 적립했다.
조수행은 "1년에 하나씩 나오는 거 같다. 내가 원래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너무 편하게 잘해주셔서 타석에 들어갈 때 편한 거 같다"고 했다.
조수행은 지난 2월말 부친상을 당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스프링캠프를 했던 그는 급히 한국으로 돌아와 상을 치렀다. 홈런 순간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조수행은 "아버지께서 항상 야구를 챙겨보셨다. 매일 같이 챙겨보셨는데, 이번에도 챙겨보신 거 같다"라며 "아버지께서 선물 하나를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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