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완벽하진 않지만, 경기 소화는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선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박세혁을 포함시킨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불과 열흘 전 가슴 철렁한 순간을 겪었던 박세혁이다. 지난 14일 창원 SSG 랜더스전에서 에레디아의 배트에 머리를 맞아 들것에 실려 나갔다. 진단 결과는 2~3㎝의 열상. NC는 박세혁을 1군 말소하며 회복을 기다렸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시절인 2021시즌 상대 투수 헤드샷에 광대뼈를 맞아 안와골절상을 했던 박세혁이었기에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시즌 초반 순항하던 NC는 박세혁의 부상 뒤 공교롭게도 연패 수렁에 빠졌다. 안중열이 박세혁의 빈자리를 잘 메웠지만,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침체된 분위기를 극복할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 강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열흘 간의 말소 기간을 채우고 돌아온 박세혁이었다. 강 감독은 "훈련 상태를 체크한 결과 완벽하진 않지만 경기 소화는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선발 라인업 포함 배경을 밝혔다.
박세혁은 선발 투수 에릭 페디와 호흡을 맞추며 7이닝 3안타 무4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힘을 보탰다. 지난 1일(5이닝 무실점)과 7일(8이닝 무실점) 연승 당시 호흡을 맞췄던 박세혁과 다시 만난 날이었기 때문일까. 완벽한 경기 운영과 완급 조절을 선보이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7이닝을 채웠다. 박세혁은 페디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김진호 김시훈과 호흡을 맞추며 9이닝을 풀타임으로 채우며 복귀를 신고했다. NC는 KIA를 6대0으로 완파하면서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박세혁은 부상 부위를 묻는 질문에 "아직 상처가 남아 있지만 괜찮다"고 우직하게 대답했다. 주전 안방 마님의 무게를 짊어진 가운데 돌아온 첫날, 팀 5연패 탈출과 선발 호투를 이끄는 그의 모습은 강 감독과 NC를 충분히 웃게 할 만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