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너무 늦게 알았지만, 파고드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최근 자신의 타격에 대해 설명하는 오지환의 눈이 반짝 빛났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어느덧 프로 입단 후 1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팀의 어엿한 베테랑 타자이자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25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4-4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에서 경기를 끝내는 적시타를 쳤다. 부상 복귀 후 첫 선발 복귀전에서 3번타자-유격수로 나와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팀내 최고 활약을 펼쳤다. 안타 3개가 모두 2루타였다. 5회말 LG가 2-3으로 지고 있다가 역전을 하는 2타점 적시타도 오지환의 배트 끝에서 터졌다.
개막 후 5경기만에 복사근 부상을 입었던 오지환이지만, 약 2주의 공백이 무색하게 빠르게 실전 감각을 회복했다. 1군 복귀 후 2경기에서는 대타로만 나왔고, 26일 SSG전부터 유격수 수비도 깔끔하게 소화했다. 오지환은 "다친 부위가 신경쓰였지만, 성격상 5일 이상 지나니 미칠 것 같더라. 몰래 몰래 괜찮은 범위 내에서 훈련을 했다. 부상 부위는 마치 담이 걸린듯하게 묘하게 신경쓰이는 정도였다. 그래서 5일은 푹 쉬고, 야간 훈련때 몰래 타격 훈련을 했다. 그 덕분에 적응 시간이 필요 없었던 것 같다. 혹시나 부상이 더 커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 정도 아픈 거는 괜찮다는 판단에 확신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날씨도 좋았던 기간이라 도움이 됐다. 프로는 결과를 내야 하지 않나"라고 이야기 했다.
다치기 전에도 매 경기 안타를 때려냈고, 복귀 후에도 9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인 오지환은 "타격이 이제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너무 늦게 알게 됐지만, 타격이라는 게 파고들고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 옛날에는 스윙을 하더라도 배트가 지나오는 길이 안좋았는데 이제는 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계기가 있었다. 바로 홈런이다. 지난 시즌 오지환은 25개의 홈런을 쳤다. 유격수로 뛰면서 25홈런, 그것도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에게는 대단한 기록이었다. 당연히 개인 '커리어 하이'였다.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16시즌에 친 20홈런. 자기 자신을 뛰어 넘어 정점을 찍은 것이다. 25개의 홈런은 자신감을 불러일으켰고, 동시에 타격 공부에 있어 새로운 자극이 됐다.
오지환은 "작년에는 운 좋게 홈런이 많이 나왔다. 제 개인적으로는 올해 타격 스탠스를 독특하게 취하는 것 역시 홈런을 바라고, 큰 타구를 날리고 싶기 때문"이라면서 "작년 후반기부터 홈런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떡하면 좋아질까 하는 고민을 스스로 많이 했다. 많은 선수들이 타격을 할때 배트와 공이 맞는 '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앞에서 맞는 면 그 이후의 궤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홈런이 많이 나오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그 후로 공이 많이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4년 동안 내 타격은 길이 있었던 것 같지가 않다. 그냥 감각으로 했다. 앞으로는 정확성을 더 높이는 타격을 하고 싶다. 올해는 아직 홈런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 오지환은 한 차원 더 높은 자신만의 타격 이론을 만들어나가는 확신이 있어 보였다. 오지환은 "투수와 상대를 할 때도 아래로 들어오는 공에 헛스윙을 할 때 보다, 위로 들어오는 공에 삼진을 당하면 스스로 납득을 한다. 투수는 삼진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떨어지는 공을 던진다. 반대의 상황에서 내가 삼진을 당한 것은 납득할 수 있다. 내 스스로도 계속해서 정립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팀내에서의 책임감이 오지환을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과거에는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김현수, 오스틴 딘과 더불어 해결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지환은 "중심 타순에 나가는 게 아직도 부담되고, 낯설다. 그래도 프로는 결과를 내야 한다. 클린업으로나가더라도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자신만의 타격 이론을 정립해나가는 오지환의 2023시즌, 이제 시작한만큼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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