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대진운이 아니었구나.
롯데 자이언츠가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기세가 대단하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대2로 승리하며 7연승을 기록했다. 롯데가 7연승을 질주한 건 지난 2012년 양승호 감독 시절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당시 롯데는 양 감독의 '양떼불펜'을 앞세워 전성기를 구가했었다. 하지만 양 감독 퇴진 이후 롯데는 여러 감독을 선임하며 재도약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 조짐이 심상치 않다. 7연승을 달리며 13승8패로 리그 3위까지 뛰어올랐다. 투-타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며 좀처럼 질 것같지 않은 기세다.
사실 연승 과정을 보면 운이 따른 것처럼 보였다. 대진이 좋았다. 이번 시즌 초반 좋지 않은 KIA 타이거즈전부터 승리가 시작됐다. 그리고 NC 다이노스가 바닥을 칠 때 3연전 스윕을 했다. 다음 상대는 한화 이글스였다. 한화는 최근 총체적 난국이다.
때문에 키움과의 경기가 분수령이 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준우승한 강팀. 롯데를 만나기 전 KT 위즈 3연전을 스윕하며 상승 분위기였다. 이런 키움마저 꺾는다면 롯데가 대진운이 아닌, 진짜 실력임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겼다. 그것도 힘싸움에서 제대로 이겼다. 2회 찬스가 왔을 때 집중력을 발휘해 대량 득점을 하는 것도 좋았고, 선발 반즈가 흔들렸지만 기민한 불펜 운영으로 리드를 지키는 과정도 훌륭했다. 7회 만루 위기를 넘기고, 8회 쐐기점을 내는 건 전형적으로 잘되는 팀의 야구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롯데가 대단한 건 나균안 외에 선발 투수들이 매우 부진함에도 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역으로 풀이하면 연승 과정 불펜진에 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발 투수들이 조금만 살아난다면 롯데의 상승세는 '반짝'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신-구 조화가 이뤄진 타선은 꾸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