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실상 KBO리그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다짐했다. 지난해 타격 5관왕, 시즌 MVP까지 개인성적은 '끝판왕'을 찍었다.
남은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 뿐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2023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야구천재' 이정후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키움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회말 렉스의 역전 적시타에 무너지며 3대4로 역전패했다.
에이스 안우진은 최고 구속이 157㎞에 달했지만, 평소처럼 시원시원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간신히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버텼다. 타선 역시 김혜성과 러셀, 이원석이 답답한 타선의 숨통을 틔워줬다. 5회초 터진 대타 박찬혁의 역전타도 돋보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침묵했다. 키움은 롯데 8연승의 제물이 됐다.
스스로도 답답했던 걸까. 이정후는 5회 1사 1루에서 기습번트를 댔다. 포수 앞 땅볼이 됐다. 이후 키움 타선이 폭발하며 승부를 뒤집었기에 더욱 아쉬운 번트였다.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린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 이정후는 "매시즌 이렇게 안맞을 때가 있는데, 이번엔 그게 좀 빨리 와서 티가 많이 나는 것"이라며 타구 속도나 자신의 컨디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신했다.
시프트에도 연연하지 않는 선수다. 그는 "시프트를 피해 때리려고 노력하진 않겠다. 좋은 타구를 만드려면 더 강하게, 잘 치는수밖에 없다"며 시프트와의 정면승부를 이어갔다. 시프트의 헛점을 겨냥한 3루쪽 기습번트도 거의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이날의 기습번트가 더욱 눈에 띄었다.
이정후의 타율은 지난 22일 1할9푼4리까지 추락, 올시즌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극적인 반등을 보였다. 이날 경기전까지 5경기에서 20타수 7안타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선발 한현희를 시작으로 김진욱 김상수로 이어지는 롯데 투수진에 무안타로 철저하게 꽁꽁 묶였다. 4월 월간 타율을 2할2푼1리라는 저조한 수치로 마감하는 굴욕에 직면했다.
이날 경기는 키움의 올시즌 22번째 경기였다. 정규시즌의 15%를 넘긴 시기다. 아무리 이정후가 '걱정할 필요 없는 타자'라지만, 이때까지 2할2푼대에서 헤매고 있는 건 우려를 할수 밖에 없다. 특히 해외 진출 노크를 앞둔 해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정후는 부활할 수 있을까. 꿈꿔오던 메이저리그 진출은 물론, 소속팀 키움의 비원을 풀기 위해서도 이정후의 부활은 절실히 필요하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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