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동갑내기 농구스타들이 같은 날 나란히 은퇴를 발표했다. 원주DB에서만 16년의 프로생활을 보낸 '원클럽맨' 윤호영(39)과 수원KT의 '맏형'으로 활약해 온 김영환(39)이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DB구단과 KT는 10일 나란히 보도자료를 통해 윤호영과 김영환의 은퇴를 발표했다. 윤호영은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3위로 DB에 입단한 뒤 16년간 DB에서만 맹활약하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사랑받았다.
통산 516경기에 나와 7.8점과 4.4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한 윤호영은 2011~2012시즌에 김주성 현 DB감독,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과 함께 트리플 타워를 구축하며 KBL 역대 최다승(44승) 및 16연승 등으로 최단기간 정규리그 1위를 진두지휘했다. 이 활약 덕분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은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윤호영은 구단을 통해 "사랑 하는 가족과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지금까지 즐겁게 농구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은퇴 인사를 전했다. 윤호영은 곧 미국으로 떠나 지도자 연수를 시작한다. 2023~2024시즌 원주 홈 개막전에서 은퇴식을 치르기로 했다.
뛰어난 리더십과 외곽슛 능력으로 KT의 '영원한 주장' 역할을 하던 김영환도 17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2007년 드래프트 8순위로 지명돼 부산 KTF(KT 전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영환은 성실함과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 돼 왔다. 2012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창원 LG로 이적했던 김영환은 2017년 1월 다시 부산 KT로 돌아왔다.
김영환은 특유의 리더십과 융화력으로 10년 넘게 팀의 주장을 맡아왔다. 통산 16시즌 동안 665경기에 나와 평균 8.9득점을 기록했고, 통산 3점슛 성공률 34.2%를 남겼다. 김영환은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큰 영광이고 항상 꿈꾸던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게 해준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선수로서 마침표를 찍지만 KT에서 지도자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환은 코치로 변신해 다음시즌부터 KT에서 후배들을 이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