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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시위' 한화팬들 요구는 손 혁 단장 사퇴, 진짜 책임자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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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팬들의 타깃이 된 손 혁 단장, 박찬혁 사장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전격 경질, 최원호 감독 선임에 대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 경질 후 치른 SSG 랜더스와의 주말 3연전을 1승1무1패로 마쳤다. 5월 들어 이어진 상승세의 기운인지, 감독 교체 후폭풍에도 선두 SSG를 만나 비교적 잘싸웠다.

하지만 이와 관계 없이 팬들의 분노는 계속되고 있다. 연승을 이끈 감독을 경기 후 쫓아내고,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전가시키는 건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리빌딩을 부탁하며 감독직을 맡겼는데, 성적이 나지 않는다며 경질하는 것도 모자라 5월 팀 분위기가 완전한 상승세를 탔는데 급작스러운 감독 교체로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단체 행동에 나섰다. 팬카페에서 자발적 모금을 했다. 15일부터 한화 그룹 본사 등지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18일까지 트럭 시위는 이어진다.

팬들이 요구하는 건 구단의 조속한 후속 조치, 진심어린 사과, 그리고 손 단장 사퇴 등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단장으로 부임한 손 단장이 이번 감독 교체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중심에 서있다.

물론 손 단장이 이번 감독 교체에 깊이 관여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손 단장이 혼자 모든 사항을 결정할 수 있었을까. 구단, 그룹 상황을 볼 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구단의 모든 의사 결정은 최종적으로 박 사장이 하게 돼있다. 사장 결재 없이 손 단장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구조다. 박 사장의 동의가 있었기에 결정이 내려졌고, 박 사장이 그룹의 재가를 받았을 것이다.

사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박 사장이 중심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손 단장은 이제 막 부임한 반면, 박 사장은 수베로 감독을 직접 데려온 인물이다. 2020년 11월 사장이 됐고, 당시 정민철 단장 중심으로 국내 감독 선임 소문이 도는 가운데 박 사장이 '리빌딩'을 천명하며 수베로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수베로 야구의 실패를 인정하는 거라면, 이를 밀어붙였던 박 사장이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사실은 맞는 일이다.

이번 일에 손 단장은 어느정도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만, 박 사장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 팬들이 구단의 공식적인 입장과 사과 표시를 듣고 싶어 하는데, 과연 박 사장이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