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에서는 전설이신 분이셨잖아요."
두산 베어스에서 '김동주'라는 이름은 '전설'과 같다. 1998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에 입해 2013년까지 통산 1625경기에 나와 타율 3할9리 273홈런을 기록한 내야수다. 남다른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끌면서 '두목곰'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3년 만에 두산에는 같은 이름의 신인을 지명했다. 이번에는 투수였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투수로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로 입단했다. '투수 두목곰'이라는 뜻으로 '투(投)목곰'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두산이 김동주를 1라운드에서 지명한 이유는 명확했다. 190㎝로 좋은 피지컬을 가지고 있고, 이를 활용한 타점 높은 직구와 슬라이더가 강점으로 꼽혔다.
입단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 몸을 만들어온 그는 지난해 1군에 데뷔해 구원투수로만 10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7.56을 기록했다.
올 시즌 본격적으로 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층 빨라지고 안정적인 직구와 더불어 과감하게 승부를 보면서 선발 한 자리에 한착했고, 6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44로 순항 중이다.
선발 데뷔전에서는 의미있는 국내 투수 구단 역사도 썼다. 지난달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7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투수가 된 그는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사 상 20번째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 선발승을 따낸 투수가 됐다. 종전에는 2020년 8월22일 인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김민규.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건 김동주가 8번째다. 종전에서는 1994년 5월4일 무등구장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나온 홍우태로 29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진기록과 함께 선발 첫 발을 내디딘 그는 '두목곰' 김동주와 같이 두산에 의미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투목곰'이라는 별명이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그는 "두산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하셨던 선수였던 만큼, 나 역시도 투수에서 그런 기량을 뽐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선발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한 번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자리를 보장 받을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최승용과 함께 선발 경쟁을 펼쳤던 그는 딜런 파일의 복귀로 선발에서 탈락하나 싶었지만, 두산은 좌완 불펜 강화로 최승용을 불펜으로 돌렸다. 최근 곽 빈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최승용이 선발로 다시 돌아왔다. 최승용은 지난 13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하면서 안정적인 기량을 뽐냈다.
두산으로서는 김동주와 최승용 모두 선발로 쓸 수 있는 만큼, 컨디션에 따라서 카드를 꺼내들 수 있게 됐다. 김동주는 "고정 선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 경기, 매 이닝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던 선발 첫 승 당시의 각오를 굳게 유지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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