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제 김재환만 터지면 되나.
양의지가 살아났고, 로하스도 장타 본능을 깨우고 있다. 이제 김재환만 부활하면 두산 타선은 완전체가 될까.
이승엽 신임 감독이 이끄는 두산. 순항하고 있다. 전력상 상위권 후보로 평가받지 못했는데, 20승1무19패 5할 이상의 승률로 NC 다이노스와 공동 4위를 기록중이다.
문제는 기복이다. 잘나갈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경기력 차이가 크다. 그나마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5연승을 거두며 승수를 쌓은 게 5할 이상으로 복귀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그렇게 잘하다 지난 주말 최하위 KT 위즈에 위닝시리즈를 헌납했으니, 기복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
곽 빈, 딜런 등 선발진 부상 아픔이 있지만 이는 최승용을 필두로 대체 자원들이 활약해줘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다. 불펜도 나쁘지 않다.
걱정은 타선. 그래도 이 감독이 부임해 신-구 조화를 이뤄내려 애쓰고 있다. 기존 핵심 자원들에 양찬열, 이유찬, 송승환 등이 가세했다. 이는 좋은데 FA 거물들과 외국인 타자가 시원치 않았다.
그래도 이 감독이 웃을 수 있었던 건 그 주축 선수들이 살아나고 있어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152억원을 받으며 복귀한 포수 양의지는 연승을 기록한 13일 KIA전부터 16일 키움전까지 3경기 연속 대포를 쏘아올렸다. 최근 10경기 타율 3할3푼3리 3홈런 11타점. 득점권 타율이 4할2푼9리라 영양가가 높다.
이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던 로하스도 다시 방망이가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다. 20일 KT전 한 경기 멀티홈런을 때려냈다. 최근 10경기 홈런 4방이 나왔다. 어느새 9개로 홈런 부문 단독 2위다. 타점도 7개 추가. 특히 12일 KIA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물론 멀티홈런을 친 KT전을 빼고는 1개씩밖에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한 감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4월 부진했던 '85억원 사나이' 허경민도 최근 10경기 타율 3할5푼1리로 감이 괜찮다. 5월 초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양석환도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남은 건 4번타자 김재환이다. 좀처럼 깨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무릎이 아파 제 컨디션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김재환이 중심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두산 타선은 확 치고 올라갈 힘을 받지 못한다. 앞에서 열심히 찬스를 만들어도 김재환 타석에서 흐름이 끊어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또 4번타자가 투수들에 위압감을 주지 못하면, 상대는 그만큼 경기를 풀어나가기 쉬워진다.
시즌 타율은 2할5푼4리, 홈런을 3개, 타점은 15개 뿐이다. 17일 키움전과 19일 KT전에서 멀티히트를 치며 살아나나 했지만, 20일과 21일 KT전 모두 '4빵'에 그쳤다. 최근 10경기 타율 2할에 1홈런 4타점이니 심각한 수준이다.
김재환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115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FA 계약을 체결하고 성적이 뚝 떨어졌다. 지난 시즌 홈런은 23개를 쳤지만, 타율이 2할4푼8리였고 세자릿수를 기록하던 타점이 72개로 급락했다. 이번 시즌은 더욱 처참하다. 이제 그의 나이도 35세. 그리고 여기저기 아프다. 스윙 스피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재환이 살아야 두산 타선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 지금의 기복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