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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골!" 대구 첫 연승 이끈 '고자기'고재현,리그 최강 스프린트의 이유[진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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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징야에겐 사과했고, (황)재원이에겐 소고기 사주기로 했어요."

두 경기 연속골로 대구FC의 첫 연승을 이끈 '고자기' 고재현(24)이 유쾌한 뒷얘기를 전했다. 대구는 지난 20일 K리그1 14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서 고재현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했다. 광주 원정(2대0 승)에 이은 '클린시트' 2연승, 대구의 시즌 첫 연승이다.

팽팽했던 승부의 균형추는 전반 추가시간 깨졌다. 황재원(21)의 크로스를 받아낸 고재현이 2경기 연속골, 시즌 5호골로 첫 연승을 이끌었다. 황재원과 시즌 첫 골을 합작했다. 고재현은 "재원이가 작년에 2골을 도와줬다. 오른쪽에 늘 함께 서니까 '재원아, 올해는 어시(스트) 언제 해줄 거야? 네가 해줘야 나도 밥을 사주지'라고 농담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해줬다. 고맙다. 고기 사준다고 했더니 '소고기로 먹을게요'하더라"며 웃었다. '화수분' 대구유치원, 올 시즌에도 고재현 황재원 박세진 등 영건들의 활약이 발군이다. 고재현은 "(최원권) 감독님과 조광래 사장님이 어린 선수들을 보는 눈이 남다르시다"고 했다. "매년 오는 선수들이 너무 잘한다. 세진, 재원이를 보면 그 나이 때 나보다 훨씬 잘한다. 후배들을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위로는 리그 최강 공격수 세징야와 '85년생 찐프로' 이근호가 있다. 이날 후반 39분 수비수를 제치고 문전 쇄도한 고재현이 세징야에게 패스를 내주지 않고 직접 슈팅을 때린 장면이 있었다. 자신감 넘치는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세징야가 웃으면서 '패스 안주고 슈팅만 한다'더라. 솔직히 세징야와 눈을 맞추면서 들어갔는데 수비가 자리를 잡아서 패스 각도가 안나왔다. '미안하다'고 했다. 다음엔 꼭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웃었다. 고재현은 "(이)근호형에게 정말 많이 배운다. 같은 포지션이기 때문에 힘든 부분을 서로 잘 안다.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데, 늘 친절히 조언해주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연속골뿐 아니라 고재현의 스프린트 횟수와 활동량이 화제가 됐다. 고재현은 4월 K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이 뛴 선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4월 K리그1 활동량' 데이터에 따르면 고재현은 총 70.17㎞를 뛰어 이 부문 3위, 스프린트 횟수(244회)와 거리(4.987㎞)에선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원래 청소년대표팀 때도 뛰는 양으론 늘 순위권에 들었다. 형들 말론 좋은 습관인데 특히 대구라는 팀 전술상 내려섰다가 스프린트하는 경우가 많아서"라며 팀플레이에 공을 돌렸다.

'미친' 활동량의 비결은 절실함이다. 지난해 13골을 몰아치며 K리그 최고 영건으로 인정받은 고재현은 올해 이를 악물었다. "반짝하는 선수가 아니란 걸 증명하고 싶다. 두자릿수 득점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더 할 수 있다'고 스스로 채찍질하고 있다"고 했다. "감독님이 이 정도로 힘들면 손흥민 같은 선수는 벌써 은퇴하고도 남았다고 하셨다. 동의한다. 그런 선수도 있는데 우리가 힘들다고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재현도 손흥민처럼 경기 전 '기도' 루틴이 있다. "운동장에 들어가기 전에 늘 똑같은 다짐을 한다. '오늘도 부상없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후회없이 쏟아붓고 나오자.' 경기중 힘든 순간이 오면 '할 수 있다' '안 힘들다' '해내야 한다'를 계속 되뇌인다"고 했다. "'할 수 있다' '골 넣을 수 있다' '이길 수 있다'"고 계속 주문을 외운다. "'이번 경기만 생각하자, 마지막이라 생각하자' 그럴 때 '고재! 고재!' 팬들의 응원가가 들려오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나도 모르게 따라부르게 된다. 이런 팬들이 있는데 매경기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발 더 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이 '고자기' 고재현이 K리그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 14경기 만에 5골을 넣은 비결이다. 고재현의 대구는 24일 오후 7시 수원 삼성과 FA컵 16강에서 시즌 원정 3연승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