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주전 뺏긴 베테랑, 유틸리티맨으로 부활. 만루홈런으로 팀 1위 견인. 알고보니 팀내 타점 3위. 이런 알짜가 어딨나[인천 히어로]

by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에 김민성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자리를 뺏긴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된 김민성이 만루포 한방으로 팀을 1위로 올려놓았다.

김민성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서 9번-2루수로 선발출전해 4회초 2사 만루서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팀의 9대1 승리를 이끌었다. 0-1로 뒤진 4회초 2사 만루의 기회에서 8번 이재원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1-1 동점을 만든 뒤 김민성이 벼락같은 역전포를 날린 것.

SSG 선발 오원석과 상대한 김민성은 초구 직구 스트라이크를 바라봤고, 2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변화구를 휘둘렀으나 헛스윙.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오히려 큰 홈런이 터졌다. 오원석이 던진 체인지업이 바깥쪽 낮게 떨어졌는데 김민성이 이것을 제대로 맞혔고,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김민성은 지난해 9월 25일 SSG와의 인천 경기서도 만루홈런을 날린 바 있다. 당시 2-2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2사 만루서 김택형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포를 날렸다.

김민성의 활약을 앞세운 LG는 '미리보는 한국시리즈' 1차전서 6대1의 승리를 거두고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주전 3루수였던 김민성은 지난해 3루수 자리를 신예 문보경에게 넘겨줬다. 부진한 타격 때문이었다. 올시즌엔 자리 없이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나섰다. 여기서 대박이 터졌다. 어느 포지션에서든 안정된 수비를 선보인 김민성은 오랜만에 타격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유격수로 나서면서 깜짝 활약을 펼쳤던 김민성은 최근엔 서건창이 부진으로 빠진 2루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민성은 이날까지 타율 2할5푼9리(112타수 29안타) 2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오스틴 딘(32타점), 박동원(29타점)에 이어 김현수 박해민 문보경과 함께 팀내 타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LG는 박동원-이재원으로 홈런치는 하위타선을 만들었다. 여기에 김민성까지 추가해야될 것 같다.

김민성은 경기 후 홈런 상황에 대해 "2S의 불리한 카운트였다. 몸쪽 슬라이더 혹은 바깥쪽 체인지업이 올 것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몸쪽을 버리고 체인지업에 대비했다"면서 "상대 투수가 정말 좋은 공을 던졌는데 운좋게 잘 맞아서 홈런이 됐다. 치고 나서는 홈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주전으로 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 "행복하다"라고 했다. 김민성은 "어쨋든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시합을 많이 뛰는게 제일 기분 좋은 상황이다"라면서도 "내 개인적인 욕심을 낼 수는 없다. 캠프 때부터 (백업을) 준비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지금은 주전으로 나가고 있다. 중반, 후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김민성은 올시즌이 끝나면 두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내야 전 포지션에서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타격을 하는 베테랑 타자의 주가가 올라간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