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둘 다 힘들 때 잘해준 선수들이다."
매달 KBO가 선정하는 월간 MVP가 있다. 한달 동안 가장 잘한 선수를 뽑는데 기자단 투표와 팬 투표를 합산해 결정된다. 5월은 1위를 달리고 있는 LG 선수들끼리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임찬규와 박동원이 유력하다.
30일 현재 성적을 보면 임찬규는 4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해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이 38탈삼진으로 1위에 올라있지만 1승3패, 평균자책점 2.97로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임찬규에 떨어진다.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에릭 페디도 4승 무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09로 뛰어나지는 않다. 8홀드의 SSG 랜더스 노경은과 8세이브를 올린 SSG의 마무리 서진용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지난해 부진으로 롱릴리프로 출발해 대체불가 국내 에이스로 떠오른 임찬규의 임팩트가 강하다.
타자 중에선 박동원이 가장 눈에 띈다. 타율 3할2푼9리 9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박찬호가 3할8푼으로 1위, 홍창기가 3할7푼8리로 2위에 올라있고 박동원은 13위다. 하지만 박동원은 홈런 1위에 타점도 1위다. 특히 타점은 팀 동료 오스틴 딘이 2위인데 16타점으로 박동원과 8점이나 차이가 난다. 박동원은 장타율도 무려 7할8푼1리를 기록해 2위인 SSG 랜더스 최주환(0.605)와 1푼 이상 차이를 냈다. 최다안타 1위는 홍창기로 31개를 기록 중이고 박찬호와 키움 이정후가 30개로 공동 2위다.
둘 다 워낙 좋은 성적을 낸 상황이라 누굴 뽑아야 할지 선택이 쉽지 않다. 팬 투표에서도 둘의 득표가 나뉠 수 있다.
LG 염경엽 감독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둘 중 누굴 뽑겠냐고 묻자 "나는 못뽑는다. 둘 다 우리 팀이 힘들 때 잘해준 선수들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곧바로 "결국 야구는 타자보다는 투수가 우선이다. 아무리 타자가 좋아도 투수가 무너지면 안되기 때문"이라며 투수인 임찬규의 손을 비공식적으로 들어줬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 정말 잘해줬지만 임찬규가 투수 쪽에서 우리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을 버텨줬다"면서 "마운드가 초반에 무너지면 결국 타자들도 힘이 빠져버린다"라고 했다. 이어 염 감독은 "공격적인 야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야구에서 가장 첫번째로 생각하는게 지키는 야구다"라며 "지키는 야구가 깔려있어야 공격적인 야구도할 수 있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라 0-4,0-5로 시작하면 힘을 낼 수가 없다. 0-0으로 지키면서 가야 타격이 살아날 수 있다. 버티지 못하면 안된다"라고 마운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