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탈출을 알리는 축포같다.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타자 이정후가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3회초 1사 만루에서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볼카운트 2B2S에서 한화 선발투수 장민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떨어트린 포크볼(시속 126km)을 받아쳤다. 실투성 공을 놓치지 않았다.
1-0 리드 상황에서 경기 초반 흐름을 끌어온 한방이었다. 4월 21일 SSG 랜더스전에서 3호 홈런을 터트렸는데, 33경기 만에 친 홈런이 만루포다.
한화로선 앞선 수비 실책이 뻐아팠다. 1사 1,2루에서 김혜성이 친 땅볼을 1루수 김 건이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 이 포구 실책으로 1사 만루 위기로 몰렸다.
히어로즈는 지난 28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만루홈런으로 이겼다. 3-5로 끌려가던 8회말 임지열이 역전 결승 만루포를 가동했다. 이틀 만에 또 만루홈런이 나왔다.
이정후는 2022년 6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첫 만루홈런을 때렸다. 당시 상대 투수는 홍상삼이었다.
프로 7년차인 이정후는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국제 경쟁력을 알렸다. 올 시즌 최상의 성적을 올려 존재감을 높여야 한다.
그런데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4월에 열린 22경기에서 타율 2할1푼8리(87타수 19안타)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이정후의 2할대 초반 타율은 매우 낯설었다.
타격감도 안 좋았지만 운도 안 따랐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날아갈 때가 많았다. 팀 타선 전체가 슬럼프에 빠져 동반 부진을 겪었다.
5월 들어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최근엔 타격감이 더 좋았다. 5월 27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30일 한화전까지 3경기 연속 2안타를 때렸다.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컨택트 위주로 타격을 했다. 5월에 홈런이 없다가 마지막 날 짜릿한 손맛을 봤다.
이정후는 8회말 중전안타를 때려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만루홈런 등으로 3회초 5점을 뽑은 히어로즈는 5회초 다시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타자일순하며 6안타를 집중시켜 5점을 추가했다.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과 송성문이 각각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히어로즈는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하며 15대3 대승을 거뒀다. 안타 18개를 쏟아냈다. 올 시즌 팀 최다 안타, 최다 득점이다.
선발 에릭 요키시는 6이닝 3실점(2자책) 호투로 5번째 승리를 올렸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