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명세빈이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최승희 역할에 신경 쓴 부분을 짚었다.
명세빈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내연녀 역할이지만 최승희 입장에서는 타당했다"라며 "브라보 최승희, 멋지다 최승희"라고 했다.
명세빈은 '닥터 차정숙'에서 서인호(김병철)의 내연녀 최승희 역할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 특히 얄미우면서도 안타깝기도 한 최승희를 잘 표현해, 고개를 끄덕이게 한 바다. 청순가련 대명사로 통한 그가 내연녀 역할도 '찰떡'으로 소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절대적인 악역으로 보여도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못되게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잖아'라는 관점에 시작했다. 누구나 상처는 있다. 감당할 수 없고 자라면서도 트라우마를 건드는 것이 상처라는 개념인 것 같은데, 승희도 어릴 때 상처가 있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하지만, 첫사랑한테 그런 걸 당했을 때 상처를 크게 받았을 것이다. 또 승희가 가정환경 전사가 표현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부유한 가정이지만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중에 인호를 만나서, 좋은 관계를 이어갔는데 배신을 당했으니 승희 입장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봤다."
상대역 김병철과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고. "우리 역할의 전사에 대해 김병철 씨와 많이 얘기하곤 그랬다. 승희는 어릴 적 집안 사정을 인호에게 다 얘기했을 것 같고, 그걸 충분히 나눈 줄 알았는데 상처에 갇히게 된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사과받은 것도 아니고, 정숙(엄정화)과 인호를 보면서 의대 생활을 쭉 한다. 정숙이 배까지 나온 걸 보면서 얼마나 힘들었겠냐."
이어 서인호와 사이에서 가진 혼외자인 딸 은서(소아린)를 키운 것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최승희가 인호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했고, 앞길이 창창한 만큼 은서를 책임지지 않았어도 됐다는 것이다. 혹은 인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은서를 낳았다는 시청자 반응도 있었다.
"그런 게 덜 보여서 안타깝기는 한데, 임신했다면 (아이가) 정말 보고 싶을 것 같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만나 임신했는데 함부로 지울 수 없는 것 같다. 승희라면 나 혼자 키워보자, 계속 내가 키울 수 있을까, 미혼모로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 그러면서 애한테 잘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인호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언젠가 아빠 존재를 알아야 하고, 거짓말하기엔 아이의 인생은 뭘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승희가 터트리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자녀에게 아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러다 아빠를 만날 기회가 왔고, 그게 자주 오면서, 승희도 마음속으로는 선을 긋지만, 아이가 크면서 욕심도 생기고 그런 것 같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승희의 마음을 공감한다고 털어놨다. "그게 인생이라 생각이 든다. 뭔가 이 사람한테 죄를 짓고 악한 행동을 해야지라는 연기보다는, 승희라는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승희가 그럴 수 있다고 타당성을 생각했다. 그래서 더 미워 보였을 수는 있다. 그래도 누구나 자기 인생에 대해 떳떳하다. 사람이 이기적일 수 있는데, 그 마음이 더해진 것 같다."
불륜 사실이 들통나면서 벌어진 일들이 최승희에게도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을 것 같다고. "착한 명세빈이면 못 하겠지만, 무조건 못돼서 이기적인 게 아니라 상처에 꼬인 마음에 튀어나올 수 있는 것 같다. 명세빈으로는 여기까지는 하지 말지라는 생각은 했지만, 세상에 그런 사람은 왜 없겠느냐.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수많은 생각과 인구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없을까라는 생각했다. 그게 무조건적인 잘못만 아니고, 변화하고 성장하고 회복하고 성숙할 수 있는 인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명세빈이 바라본 최승희처럼, 시청자들의 반응도 유연했던 분위기다. "사실 좀 의외였다. 막 저에게 '왜 그랬어' 그러실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오히려 '우리가 다 그렇게 정숙이처럼 완벽한가요'라고 하시더라. 나이가 들면서 항상 바른 선택만 할 수 없다. 우리는 정숙이처럼 완벽할 수 없다. 정숙이는 본인이 희생하면서 남편에게도 내조하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사랑도 많고 공부도 잘한다. 우리가 다 그럴 수 있냐는 말을 듣고 쇼킹했다. 이제는 시청자들이 이분법적으로 보시는 게 아니라, 인생을 대입해서 생각하시는 게 재밌더라."
외적으로 최승희를 해석한 부분도 들려줬다. "사전 제작이라, 모든 걸 완벽하게 하고 촬영해야 했다. 원래 모니터링할 수 있을 때는, 편집과 연결돼서 나오는 결과물이 다르니 그거에 맞춰 준비하면 됐었다. 이번에 작품 보면서 '메이크업을 좀 더 세게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말도 했다. 사실 촬영하기 전엔 악하다는 걸 보여줄까 했는데, 내가 내 인생의 타당성을 가지니까 화려한 외적 변화보다는 그냥 그럴 수 있는 인물로 보이려 했다. 어떤 상처 입은 미혼모로 감당하기 위한 포인트가 더 컸다. 다만 한 번씩 강렬한 원색적인 옷을 입고, 제가 원래 목소리가 작은데 연약해 보이는 것을 없애려고 대사도 단단하게 하려 신경 썼다."
마지막으로 최승희에게, 그리고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전했다. "요즘 하는 말인데, 브라보 최승희, 멋지다 최승희.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과연 어떻게 보일까 걱정도 했고, 저는 연기자니까, 부족한 면도 많이 보였다. 그래도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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