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박상원(29)은 6월 17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7월 12일 LG 트윈스전까지 9경기 연속 무자책(1실점)을 기록했다. 전반기 마지막 9경기에서 10⅔이닝을 던지면서 1승4세이브를 올리고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그런데 7월 2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무너졌다. 4-4로 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등판해 볼넷, 내야안타를 내줬다. 만루 위기에서 몰렸지만 무실점으로 넘겼다.
9회초 최악의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손아섭,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고 이어진 2사 1,3루. NC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8회말 한화가 1점을 뽑아 5-4로 앞선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승리가 날아갔다.
시즌 내내 호투할 수는 없지만 아쉬움이 컸다.
박상원은 지난 15일 올스타전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가볍게 막았다. 세 타자를 7개의 투구로 돌려세웠다. 아무래도 정규시즌 경기보다 긴장감이 덜 했을 것이다. 사실상 7월 12일 LG전에 마무리로 나선 후 10일 만의 NC에 출전이었다.
박상원은 마틴에게 포크볼을 던져 홈런을 맞았는데, 40번째 투구였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1경기 최다 투구를 했다. 5월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기록한 37개가 이전까지 최다 투구였다.
최원호 감독은 23일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마무리 투수인데 이닝 중간에 바꾸기는 어려웠다. 마틴을 어렵게 승부하면서 거르고 다음 타자를 상대하는 쪽으로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구원투수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이닝 중간에 교체하지 않는 게 최 감독의 지론이다. 그러나 변수까지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박상원이 던진 포크볼이 덜 떨어졌고, 마틴이 이 공을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