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잠실 빅보이' 이재원(25)이 꿈틀대고 있다.
배트 중심에 공이 맞아 나가기 시작했다. 벤치가 주문하는 '인플레이 타구'가 양산되고 있다.
자연스레 장타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2,13일 키움전. 이재원은 2루타 포함, 3타수2안타, 4타수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했다.
타격 뿐 아니었다. 센스만점 발도 돋보였다.
13일에는 깜짝 도루로 2개나 성공시켰다. 1,3루에서 더블스틸로 홈을 파고 드는 기민함도 보였다. 1할대 타율도 2할대로 끌어올렸다. 15일 대구 삼성전도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격감이 조금 올라왔다. (문)성주도 (허리 상태가) 괜찮은데 여유를 주려고 재원이를 넣었다"는 LG 염경엽 감독의 설명.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배트에 맞히기만 하면 타구 스피드가 빨라 땅볼이라도 조금만 야수 옆으로 가면 안타나 에러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갈수록 점점 타이밍이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이날 이재원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7회초 포수 박동원 자리에 문성주가 대타로 들어가면서 7회말 수비 때 교체됐다.
안타가 기록되지 않았지만 염 감독이 기대하는 인플레이 타구를 양산했다.
2-0으로 앞선 2회 1사 후 원태인의 몸쪽과 바깥쪽 변화구 볼 2개를 차분히 골라낸 뒤 137㎞ 바깥쪽 슬라이더를 벼락 같이 당겼다. 빨랫줄 타구를 후진수비 하던 좌익수 피렐라가 펜스 바로 앞에서 러닝스로 캐치해낸 2루타성 타구.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원태인의 145㎞ 직구를 강하게 감아 돌렸지만 3루수 땅볼.
2-4로 역전당한 7회초 무사 1루에서는 바뀐 투수 우규민의 변화구 승부에 대처하다 2B2S에서 5구째 살짝 높은 직구를 당겼다. 하지만 약간 공 아래쪽을 맞으면서 좌익수 뜬공이 되고 말았다. 안타라는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볼카운트 싸움을 통해 직구 타이밍에 제 스윙을 만들어가는 타석 내에서의 빌드업이 인상적이었다.
선발 출전했던 최근 3경기 11타석에서 삼진은 단 한차례 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라'는 벤치의 주문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얼마나 마음을 비우고 차분하게 타석에서 투수와 싸울 수 있느냐가 관건. 투수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과의 싸움이다.
문성주가 허리통증을 털고 복귀함에 따라 앞으로 벤치 대기 시간이 길어질 전망. 교체 출전에도 꾸준히 인플레이 타구를 생산해낼 수 있느냐가 1군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시점의 활약은 이재원에게 중요하다.
올시즌 후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 생애 첫 한국시리즈 출전 여부가 앞으로의 활약에 달려 있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 같은 선수가 단기전 엔트리에 있으면 당연히 좋다. 2,3점 차 주자 있을 때 대타로 나오면 장타 확률 때문에 압박받지 않는 투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구 속도 시속 170㎞를 넘는, 존재 자체가 상대에 큰 위협과 부담이 되는 선수.
가을 쓰임새를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그 타이밍은 바로 지금, 얼마나 욕심을 버리고 타석에 서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