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공산주의자를 자처하는 미국의 군소 정치단체 회원들이 유명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46)의 전국 투어 콘서트장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극좌 단체 '시카고 혁명 클럽'(Revolution Club Chicago·RCC) 회원 20여 명은 지난 9일 밤 시카고 남서 교외도시 틴리파크의 대형 야외공연장 '크레딧 유니온 원 앰피시어터'서 열린 알딘의 콘서트 도중 공연장 입구에서 성조기 화형식을 진행했다.
미국 혁명공산당(Revolutionary Communist Party)과 연계된 이들은 지난 여름 미국을 달군 알딘의 히트송 '트라이 댓 인 어 스몰 타운'(Try That in a Small Town·그 짓을 소도시에 가서 해봐)을 비꼬며 "우린 이 일을 소도시에서 해냈어. 노예제·대량학살·전쟁, 미국은 결코 위대했던 적이 없어"라는 구호를 외쳤다.
RCC 공동대표 중 한 명인 리오 파고가 성조기에 불을 붙이자 경찰 10여 명이 시위대를 둘러쌌고 결국 경찰관 한 명이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껐다.
파고는 성조기를 불태운 것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내슈빌 출신 중견 가수 알딘은 지난 여름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이 노래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진보 성향의 대도시들이 무법천지로 변해가는 것과 달리 소도시는 법과 질서, 기존의 가치를 중시하는 이들이 지키고 있어 선을 넘을 경우 처절히 응징당할거라는 내용의 노랫말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소도시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사법 절차 없이 사적 처벌을 가하는 '린치'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출시된 이 노래는 두 달 후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며 그 논란이 증폭됐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확산한 영상이 삽입돼 "블랙라이브즈매터(BLM) 시위 비하" 비판이 제기됐고 컨트리뮤직텔레비전(CMT)이 해당 뮤직비디오 방영을 중단하자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은 상반된 의견을 쏟아냈다.
알딘은 "인종을 언급하거나 지적하는 가사는 단 한 줄도 없다. 뮤직비디오는 모두 실제 뉴스 영상으로 제작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왔다는 라파엘 카다리스는 "우리는 이 일을 소도시에서 계속 할 것이다. 대도시에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미국 혁명공산당과 밥 아바키안(80) 대표에 대한 관심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대와 알딘 팬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트리뷴은 전했다.
한편 연예전문매체 TMZ는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알딘의 콘서트는 가는 곳마다 큰 인파를 불러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딘의 전국 투어 콘서트는 다음달 말까지 계속된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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