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LG 팬 아내 김은희 작가보다 잘 던지고 싶었던 오늘의 시구자 두산 팬 장항준 감독.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간 나머지 포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볼을 던진 장항준 감독은 양의지 품에 안겨 아쉬움을 달랬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경기 전 특별한 손님이 잠실구장을 찾았다. 그 주인공은 1982년도 OB 베어스 때부터 야구팬이었던 장항준 영화감독이었다.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시구자로 그라운드에 나선 장항준 감독은 해맑은 표정으로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마운드 위에 선 장 감독은 시구 전 마이크를 잡고 "82년도 OB 베어스 어린이 팬 장항준입니다. 두산 올해 너무 잘하고 있는데 오늘 경기 승리를 위해 모든 운을 밀어 넣어 승리 요정이 되겠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투구판을 밟은 장항준 감독은 로진백을 손에 묻히고 프로 선수처럼 입김을 불어 털어냈다. 포수와 사인을 나눈 뒤 1루 견제 세리머니까지 펼친 장 감독. 힘차게 미트를 향해 볼을 던졌지만,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간 나머지 포수와 타자 머리 위로 날아갔다. 아내 김은희 작가가 지난 9월 1일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정확히 스트라이크존에 시구를 한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었다.
시구를 폭투로 기록한 장항준 감독은 기념구를 건네는 포수 양의지 품에 안긴 뒤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남편은 두산 베어스 아내는 LG 트윈스, 진정한 한 지붕 두 가족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는 시구를 마친 뒤 함께 관중석에 앉아 야구를 관람했다.
경기 도중 해설진을 찾은 장항준 감독은 양의지 선수 팬이라고 밝히며 폭투하기는 했지만, 시구를 마친 뒤 그라운드에서 포옹을 나눈 것은 잊지 못할 거 같다며 시구 소감을 밝혔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 '기억의 밤', '리바운드' 등을 연출했으며, 타고난 예능감을 바탕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OB 베어스 어린이 회원 출신으로 20년째 응원하는 원년 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두터운 친분이 있는 이승엽 감독 취임 당시 축하 화환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항준 감독은 "베어스 어린이 회원 출신으로서 잠실야구장 마운드 위에 서는 게 꿈만 같다. 초대해주신 두산베어스 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 두산베어스가 반드시 가을야구에 진출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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