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해로 KBO리그 3년차를 맞이한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4).
9일까지 2023시즌 136경기를 소화한 피렐라는 타율 2할8푼2리(546타수 154안타) 15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3이다. 2021년 삼성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이래 3시즌 모두 150안타-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3일 롯데전에서 역대 외국인 타자 중 8번째로 500안타를 돌파하는 유의미한 기록도 썼다.
하지만 삼성 입단 후 전체 커리어를 놓고 보면 피렐라의 올 시즌 성적은 '커리어 로우'에 가까워지고 있다. 입단 첫해였던 2021시즌 타율 2할8푼6리(553타수 158안타) 29홈런 97타점, OPS 0.854였던 그는 2년차인 지난해엔 타율 3할4푼2리(561타수 192안타) 28홈런 109타점, OPS 0.976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 시즌 이 지표가 모두 하락했다.
눈에 띄는 건 출루율, 장타율 하락이다. 4할 후반~5할 초반을 유지하던 장타율은 4할 초반까지 떨어졌다. 출루율도 3년 간 최저치인 0.337이다.
피렐라는 입단 첫 해 '팀을 바꿔놓은 선수'로 불렸다. 외국인 타자로 타선의 핵심이 될 만한 기량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불같은 투지로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과 허슬플레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함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피렐라의 플레이를 지켜본 구자욱은 "존경할 만한 선수"라 했고, 강민호 역시 "팀에 큰 울림을 줬다"고 평했을 정도. 이런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활약 속에 피렐라는 삼성을 대표하는 선수로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다.
여전히 긍정에너지를 발산하는 피렐라, 그러나 올해는 공기가 다르다. 투지는 여전하지만 특유의 스피드와 기량이 나오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 피렐라에 대한 평가을 묻자 "이른 감은 있지만…"이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느덧 KBO리그 3년차다. 상대 전력 분석으로 약점은 어느 정도 파악됐을 것이다. 올해는 스피드도 떨어지는 등 기량이 하락한 감도 있다"며 "복합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그동안 보여준 퍼포먼스를 올해 못 보여준 점에 아쉬운 감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타자들의 KBO리그 한계치는 3년 정도로 여겨진다. 약점을 대부분 알고 있는 상대 집중 공략에 무너지면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년차 이후 시점부터 외국인 선수에 무겁게 적용되는 국내 세법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
피렐라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 등을 고려하면 삼성과의 이별도 점점 가까워지는 눈치다.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박 감독의 말, 과연 삼성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