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지키는 것이 더 힘겹다.
"세상과 싸운다는 느낌이다." 선두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의 이야기다.
바로 밑부터는 위만 보고 달려야 한다. "울산을 잡아야 변수가 생긴다." "야단스럽게 올라왔는데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더 떠들어봐야 알 것 같다." 김기동 포항, 이정효 광주 감독의 외침이다.
K리그1이 최후의 전쟁인 파이널라운드에 돌입한다. 두 개의 세상으로 분리됐다.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다투는 환희의 파이널A에는 1~6위인 울산(이하 승점 67), 포항(58), 광주(54), 전북, 대구(이상 49), 인천(48)이 위치했다. 생존 경쟁 뿐인 7~12위의 파이널B에는 서울(47), 대전(45), 제주(35), 수원FC(31), 강원(26), 수원(25)이 포진했다. 최하위는 내년 시즌 2부로 강등되고, 10위와 11위는 2부 팀들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팀당 다섯 경기씩 남았다. 울산과 포항의 승점차는 9점이다. 울산은 2승만 거둬도 창단 후 첫 2연패가 가능하다. 포항은 기적 우승, 광주는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전북, 대구, 인천의 목표는 ACL 출전 티켓이다. 홍명보 감독은 18일 서울 용산 한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라 보이지 않다. 가장 큰 목표는 왼쪽 가슴에 별 하나를 더 다는 것이다. 그 이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눈을 돌릴 곳이 없는 포항의 '캡틴' 김승대는 "2위 자리는 절대 안 뺏길 것이다. 응원이 멈추지 않도록 울산을 끝까지 추격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의 안영규는 "인천이 포항을 잡아주면 좋겠다. 포항이 지면 좋겠다"고 도발했다. 파이널라운드는 20일 포항-인천전을 시작으로 문을 연다.
늘 정점에 있다가 올 시즌 멀어진 전북은 아픔을 실감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그 자리를 대신한 발레리우 코치는 "아무도 전북을 위협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반전하고 싶다"며 쌍심지를 켰다. 최원권 대구 감독은 "끝까지 해서 팬들이 원하는 국제선을 태워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국제선'은 ACL 출전을 의미한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우리가 포항을 이기고, 울산이 광주를 잡아준다면 더 나은 시즌의 약속을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우승부터 꼴찌까지 한 줄로 세워진다. 양보없는 최후의 여정이 닻을 올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