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양팀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미묘하게 달랐다. 그리고 희비가 엇갈렸다. 승자는 KT였다.
KT 위즈가 기적같은 '역스윕'에 성공하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대2로 신승,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지었다.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체력이 떨어진 NC를 상대로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운명이 걸린 마지막 5차전. 분위기는 확실히 3, 4차전을 이긴 KT쪽이었다. 여기에 상대 에이스 페디가 어깨 피로 문제로 선발 등판을 하지 못하면서 KT의 사기는 더 오르고 NC의 의욕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야구는 모르는 법. KT 벤자민과 NC 신민혁의 선발 매치업이었는데 2차전에서 이미 두 사람이 맞붙어 신민혁과 NC가 판정승을 거둔 만큼 방심은 금물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팽팽하던 3회, KT 유격수 김상수가 치명적인 연속 실책을 저지른 것. NC가 서호철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이번 시리즈는 선취점을 낸 팀이 전승을 거두 터.
KT는 불안해지고, NC는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NC는 5회초 손아섭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며 마지막 힘을 짜냈다.
하지만 NC는 5회초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13타자 퍼펙트를 기록하던 선발 신민혁이 1사 후 장성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투구수가 늘어나며 힘이 빠질 시점이었다. 문상철의 좌전안타까지 나와 1사 1, 3루.
교체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이 안타 2개를 맞기까지 신민혁이 너무 잘 던졌다. 그리고 필승조가 부족한 NC가 불펜을 가동하기에 이른 시점이기도 했다. KT는 대타 김민혁을 냈다. 강인권 감독에게는 신민혁을 두느냐, 좌완 김영규를 올리느냐의 선택지가 있었다. 강 감독의 선택은 신민혁이었다. 결과는 동점 2루타. 동점이 되고 김영규를 투입해 급한 불은 껐지만, 암울했던 KT의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KT는 다른 선택을 했다. 6회초 이번에는 벤자민이 흔들렸다. 선두 박건우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경기 초반 150km에 육박하던 빠른 공 구속이 140km 초반대로 떨어졌다. 제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 5번 권희동 상대 초구가 힘 없이 바깥쪽으로 빠지자 포수 장성우가 벌떡 일어섰다. 더그아웃쪽을 쳐다본 후 마운드에 올랐다. 포수로서의 직감. 사인을 준 것이었다. KT 벤치는 주저 없이 투수를 교체했다. 벤자민은 처음 자신을 왜 바꾸느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수긍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 타이밍 빠른 교체,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구위가 좋은 손동현이 6회 1사 2루 위기를 막았다. 7회까지 책임졌다. 8회 박영현, 9회 김재윤으로 가는 필승 코스 밑그림이 그려졌다.
NC 강인권 감독은 "신민혁의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김영규의 준비가 조금 늦은 부분이 있었다. 그건 감독의 부족"이라고 말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의 팔이 나오지 않는 모습이 보여 빠른 결단을 내렸다. 불펜 승부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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