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의 투수 육성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KIA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앞두고 투수 파트 변화를 택했다. 그동안 마운드를 지휘했던 서재응 곽정철 코치와 결별하고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하던 정재훈 코치, 한화 이글스 출신 이동걸 코치와 계약했다. 정 코치가 메인, 이 코치가 불펜 코치를 맡았다.
정 코치는 두산 시절 투수진 세대 교체와 운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코치는 한화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출신의 호세 로사도 전 코치 및 최원호 감독 등 투수 전문가들과 호흡을 맞췄고, 데이터 분석과 적용에 능한 지도자로 꼽혀왔다.
KIA는 지난 시즌부터 손승락 퓨처스(2군) 감독이 중심이 된 함평 투수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최지민의 제구 불안을 해결했고, 황동하(20) 곽도규(19) 등 가능성을 가진 젊은 투수들을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번 코치진 개편을 통해 이런 육성 흐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팀 합류 3주가 지난 시점.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 중인 정 코치와 이 코치. 이들은 선수 파악에 집중하면서 새 시즌 구상에선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외국인 2명을 제외한 토종 선발 3명이 건재한 상황에서 이들을 뒷받침할 2~3명의 대체 선발 자원 및 필승조와 마무리 자리 안정감을 더하기 위한 불펜 자원 육성 및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코치는 "현재 리그 수준에서 볼 때 KIA 불펜은 상위권에 속한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불펜 자원을 갖춘 팀이 흔치 않은 가운데, 그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불펜이 144경기를 모두 소화할 수는 없다. 역할을 분담할 자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코치도 "KIA 투수 전반을 보면 상대가 까다로워 할 구종을 갖춘 투수들이 많다. 그 공과 구질을 어떤 디자인을 갖고 사용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포인트를 짚었다.
이번 마무리 캠프에 참가 중인 황동하는 "정 코치님은 타자를 상대하는 법과 마운드에서의 경기 운영, 마인드 등을 지도해주신다. 이 코치님은 보다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구 메커니즘을 알려주셨다"며 "처음 참가하는 해외 캠프인데,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육성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도 구성원의 관심, 노력이 더해지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 변화와 발전을 택한 KIA의 투수 육성 결과가 주목된다.
긴(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