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래전부터 KBO리그의 주목을 받던 외인이 마침내 한국 땅을 밟는다.
LG 트윈스는 14일 새 외국인 선수 디트릭 엔스의 영입을 발표했다.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를 꽉꽉 채운 야심찬 영입이다.
1991년생인 엔스는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던지는 좌완투수다. 2011년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으며 야심차게 프로에 입성했다. 하지만 주로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마이너리그 통산 55승40패, 그중엔 14승(2016) 9승(2018년) 11승(2019년)을 거둔 시즌도 있다.
반면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경기 등판한 뒤 한동안 빅리그 맛을 보지 못했다. 2020년 몰아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방출되는 운명에도 처했다.
미국 매체 탬파베이 타임스에 따르면 이 시기 엔스는 은퇴를 고려했다. 하지만 독립리그에서 투수코치를 겸하며 몸을 가다듬었고, 탬파베이에 입단했다. 이후 2021년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고, 롱릴리프와 선발투수로 9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2.82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2022~2023년 2년간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었다. 하지만 첫 시즌 10승7패 평균자책점 2.94로 호투한 반면, 올해는 1승10패 5.17로 무너졌다. 결국 방출된 뒤 이번엔 한국에서 재기를 노리게 됐다. LG 구단은 엔스에 대해 "내구성과 꾸준함이 돋보인다. 일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빠르게 적응해 1선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엔스에게 무엇보다 힘이 되는 건 케이시 켈리라는 장수 외인이 함께 한다는 점. 2019년 LG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내년이면 벌써 한국에서 6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타일러 윌슨, 앤드류 수아레즈, 아담 플럿코에 이은 켈리의 4번째 외인 파트너다.
낯선 땅에서 새출발하는 엔스에겐 천군만마다. 켈리의 풍부한 경험은 엔스의 빠른 리그 적응을 도와줄 수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빛나는 탄탄한 내외야 수비진 역시 재기를 꿈꾸는 엔스에겐 고마운 도움이다.
엔스는 "코칭스탭, 팀 동료들, 그리고 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 또한 가족들과 새로운 곳에서 겪을 색다른 경험도 기대된다. 좋은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성 소감과 함께 LG의 2년 연속 우승을 정조준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