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범경기부터 부산의 야심(野心)이 끓어오르고 있다.
9일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에는 무려 9483명의 팬들이 몰렸다.
가격이 저렴하긴 하지만 무료는 아니다. 롯데 구단은 주말 시범경기의 경우 테이블석은 5000원, 일반석은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1루측 응원석, 그리고 양쪽 내야 안쪽에서 포수 뒤쪽에 이르는 테이블석은 빈곳 없이 꽉꽉 들어찼다.
롯데는 최근 6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작년 대비 눈에 띄게 전력이 강화된 것도 아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진해수나 김민성 등 보강 요소가 있었지만 FA로 떠난 안치홍의 공백은 크게 느껴진다. 비록 전준우가 잔류하면서 롯데 구단의 '헤리티지'를 잃진 않았지만, 전준우도 서른여덟 노장이다.
하지만 부산의 봄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시리즈 우승 3회, 7년 연속 진출에 빛나는 '명장' 김태형 감독의 존재감이 사직구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미 전지훈련을 치른 괌과 오키나와에서도 김태형 감독은 부산 야구팬들의 하늘을 찌를듯한 기대감에 직면했다. 무수한 사인 요청을 받는 등 어지간한 선수보다 감독의 인기가 더 높았다는 후문.
첫해 가을야구 진출, 3년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강렬한 목표 제시도 이 같은 기대감에 불을 붙였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9년, 우승은 1992년이다. 플레이오프조차 2012년이 마지막이다. 이후 가을야구는 2017년 단 한해, 그것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끝났다. 11년간 단 한번 가을야구를 한 팀이 롯데다.
오히려 팬들이 김태형 감독에게 '서두르지 마라'라고 조언할 정도다. 스프링캠프 현장과 이날 시범경기 현장에서 만난 롯데 팬들은 "감독님이 가을야구만 꾸준히 가주셔도 만족한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재계약 후에 해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팀명도, 운영 주체도 바뀌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이 한번도 없다. 두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 강병철 전 감독의 작품이다. 그외 롯데팬이 가장 사랑하는 사령탑은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다. 로이스터 전 감독 개인의 스타성과 더불어 '3년 연속' 가을야구란 존재감이 컸다.
올해 부산에 첫발을 딛은 김태형 감독은 과연 뜨겁게 달아오른 팬심에 보답할 수 있을까.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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