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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피치클락-베이스 확대…KBO리그 대혁신 선언, 우승 판도에 어떤 영향 미칠까[개막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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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 KBO리그 역사에 남을 전환점. 2024시즌 변화는 리그 판도를 어떻게 바꿀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안 가본 길을 간다. 2024시즌을 앞두고 혁신적 변화를 시도한다.

가장 큰 변화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도입이다. 시범경기에서부터 도입된 ABS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시행되지 않은 파격적인 제도다.

각 구장에 설치된 ABS 전용 카메라가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을 파악해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판정한다. 주심은 해당 내용을 수신 장비를 통해 전달 받아 '콜'을 한다. 단, 기계 오류나 시스템상의 문제로 ABS가 정상 가동되지 못할 경우 주심이 직접 판정을 내린다.

메이저리그가 먼저 시행한 후 시간 단축 효과를 본 '피치클락'은 시범 운영한다. 투수의 경우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이내,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올해는 '피치클락'을 위반해도 약식 경고만 줄 뿐 페널티는 없다. 규정대로라면 '피치클락' 위반시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 되지만 올해는 예외다. '피치클락' 도입을 두고 현장에서 찬반 격론이 펼쳐지고 있지만 KBO의 의지는 분명하다. 올시즌 시범 운용을 거쳐 내년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올시즌부터 '피치클락'을 정식 도입하고, 투수당 3타자 의무 상태 규정도 도입하기로 했다. 향후 1군 무대에서도 적용하기 위한 시범 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수비 시프트를 제한하고, 베이스 크기가 15인치에서 18인치로 확대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다.

모두의 조건은 동등하다. 시범경기에서 'ABS' 존이 구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투수들의 의견이 있었고, 수신 오류 등 해프닝도 있었지만 이는 시간이 지날 수록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뛰는 야구'에 강점이 있는 팀이 확실히 유리할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한다.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피치클락' 도입 후 메이저리그의 9이닝 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40분으로 2022시즌에 비해 24분 줄어들었다. 도루는 경기당 평균 1.0개에서 1.4개로 증가했고, 도루 성공율은 80.2%로 MLB 역사상 최고 수치였다. 홈런은 5215개에서 5868개로 상승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피치클락' 도입 후 더 많이, 적극적으로 뛴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전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도루 시도를 하는 모습이었다.

KBO리그도 2024시즌 핵심 키워드는 '뛰는 야구'가 될 전망이다. 스피드 있는 팀이 상당히 유리하다. '피치클락'이 시범 운용이라고는 하지만, 페널티를 받지 않을 뿐 초시계로 시간을 재기 때문에 투수들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베이스 크기까지 확대되면서 더 많이 뛰고, 빠른 선수를 많이 보유하는 팀들이 판도를 흔들 수 있다. 지난해 LG 트윈스가 시즌 초반부터 무리할 정도로 많은 도루를 시도하고, 또 실패도 많이 했지만 결국 우승이라는 목적을 달성했다. LG의 뛰는 야구는 상대팀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으로 돌아왔다.

올해는 더 많이 뛸 수록 더 많이 이길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만들어졌다. 뛰는 야구에 대한 두려움을 삭제한 LG의 약진이 이어질 거란 전망의 근거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