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할 말이 없을 정도죠."
프로 세계에서 은퇴를 하고도 남을 나이, 그러나 여전히 팀의 중심 타자로 '해결사'라는 타이틀을 훈장처럼 달고 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41) 이야기다.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하는 KIA. 최형우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개막 직전 주장이자 4번 타자 나성범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 올리지 못하는 가운데, 4번 타자의 역할은 온전히 최형우 몫이었다.
체력 부담과 잔부상 속에서도 최형우는 4번 타자 역할을 100% 해냈다.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출루했고, 타점을 올렸다. 나성범이 이탈하면서 생긴 외야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비에 나서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루타, 전인미답의 1600타점 돌파 등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선명하게 새겼다.
맏형 역할도 빠지지 않았다. 라커룸, 더그아웃에서 후배 타자들 독려에 앞장섰다. 숱한 위기의 순간 속에서도 KIA가 분위기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
이 감독은 최형우의 활약상을 두고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너무 잘 해줬다"며 "내가 하는 역할은 그저 타석에 나가기 전 '괜찮냐?'고 물은 뒤 어깨를 툭 쳐주는 정도다. 타격, 생활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뭐라 할 게 없는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전반기 75경기 타율 2할8푼3리(293타수 83안타) 15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5. 여전히 나무랄 데 없는 활약상이다. 이런 최형우가 후반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V12 결실을 이루는 데 역할을 하기 위해선 부담을 내려놓게 하고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전반기 내내 워낙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이 시기에 체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굳이 나서서 조정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체력 안배를 위해 적절한 타이밍에 휴식을 부여하고, 안배해주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좋은 그림을 그려주기 위해 잘 관리해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어려움에 빠진 팀을 하드캐리 하면서도, 불혹을 넘은 나이에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후반기를 맞이할 최형우의 활약상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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