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보여준 허 훈(29·1m80)의 경기력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 연속 4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무려 160분을 쉬지 않고 뛰었다. 1차전 교체 출전 이후 송영진 KT 감독에게 적극 건의했고, 결국 허 웅은 2차전 22득점, 3차전 37득점을 기록하는 등 KT의 공격을 하드 캐리했다. 허 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라건아 등을 앞세운 KCC에게 KT는 챔프전에서 1승4패로 패했지만, 허 훈은 독보적이었다. 2위 팀이었지만, 챔프전 한 때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챔프전에서 '넘버 원 가드'를 입증하면서 맹활약했다.
지난 시즌 허 훈은 불완전했다. 상무 제대 이후 시즌 도중 KT에 합류했고, 부상도 있었다. 몸상태가 정규리그 내내 100%가 아니었다.
올 시즌 그는 주목된다. 예비 FA가 된다. 올 시즌 'FA 로이드'가 생긴다. 게다가 신임 주장을 맡았다. 팀의 에이스로서 개인적 동기부여와 책임감이 동시에 있는 시즌이다.
비 시즌, 그는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 운동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하지만,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스렸다.
지난 15일 수원 KT 소닉붐 연습 체육관에서 만난 그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한양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팀내 최다인 11점(3점슛 3개) 2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스타팅 멤버로 나섰지만, 많은 시간 뛰지 않았다. 슈팅 효율은 매우 높았고, 날카로운 돌파와 정확한 외곽포는 여전했다.
가장 인상적 부분은 수비 압박 능력이었다. 그는 한희원 문성곤 문정현 등과 호흡을 맞춰 시종일관 한양대 외곽을 압박했고, 2개의 스틸을 속공으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몸무게가 빠지긴 했지만, 지금은 완벽한 상태다. 체지방율은 항상 8% 안팎이다"라고 했다.
그는 "대학교 이후 주장은 처음이다. 솔선수범하려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라고 생각한다. 문성곤 한희원 문정현 등이 워낙 좋기 때문에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팀 수비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벌써부터 주장의 품격이 보인다. 개인적 목표보다는 팀 우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사실 단기전에서는 높이가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가 그래서 중요하다. 지난 시즌에도 (패리스) 배스가 잘했지만, 결국 KCC 라건아 최준용 송교창 등의 높이를 막지 못해서 졌다. 중요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의 득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득점은 허 훈 선수가 채워주면 될 것 같은데'라고 하자, 웃으면서 "나도 잘해야 한다. 하지만, 팀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다"고 했다.
허 훈은 이번 일본 평가전에 대표팀에 참가하지 못했다. 부상 여파 때문이다. 이정현은 맹활약했다.
그는 이정현에 대해 극찬했다.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한 팀에서 같이 농구를 해도, 다른 팀에서 만나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고 했다. 한창 이정현에 대해 칭찬하던 그는 농담을 던졌다. "(이)정현이가 내 기술을 많이 훔쳐갔다. 작년 대표팀에서 1대1을 많이 했는데, 일본 대표팀에서 내가 쓰던 기술을 쓰더라. 정말 좋은 선수"라고 했다.
팀 전력과 개인 기량 등을 살펴보면, 벌써부터 이정현과 함께 허 훈이 정규리그 MVP 후보로 평가받는다. 김승기 소노 감독과 친분이 깊은 허 훈은 "KCC, SK, DB, LG 등이 있는데, 소노가 4강을 갈 수 있을까요"라고 짖궂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정현은 잘하겠지만, 팀 성적 때문에 MVP는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의미가 담긴 농담이었다. 실제, 김 감독 지휘봉을 잡던 KGC전에서 허 훈은 유독 강했다. 당시 김 감독은 "(허) 훈이는 봐주질 않는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허 훈은 인터뷰 내내 팀 성적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했다. 개인적 목표나 MVP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주장' 허 훈의 눈은 벌써부터 팀 우승에 가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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