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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위원회(KGB)를 거쳐 40대 중반에 '러시아 차르'에 등극한 푸틴은 큰 형님뻘인 슈뢰더를 능숙하게 구워삶았다. 푸틴의 제안에 슈뢰더는 고개를 흔쾌히 끄덕이며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었다. 핵심은 발트해 해저에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을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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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수송하는 약 1천200㎞ 길이의 해저 가스관이다. 사업비만 200억유로가 든 초대형 사업이었다. 사업 초기부터 환경오염,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에너지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독일로서는 러시아의 제안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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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제안한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는 사실 오래전부터 푸틴의 마음속에 있었던 계획 중 하나였다. 푸틴은 정권을 잡기 전부터 러시아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국력을 위한 지정학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의 경제학박사 논문도 국제관계에서 에너지를 도구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특히 그가 주목한 건 가스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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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푸틴에게 가스관은 에너지를 앞세워 러시아가 유럽을 지배할 수 있게 해주는 협박 수단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노르트스트림은 "푸틴이 천연가스를 내세워 유럽을 인질로 삼으려고 심어둔 덫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우크라이나전이 발생해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자,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가스 가격이 앙등하는 등 독일은 물론 유럽 곳곳이 인플레이션과 연료난에 시달렸다.
권지현 옮김. 31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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