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4시즌 후반기 극적인 반전을 쓰며 대전하나시티즌을 잔류시킨 황선홍 감독의 고민은 확실한 '원톱'이었다.
라트비아 출신의 외국인 공격수 구텍은 부상 회복 후 100%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주고 야심차게 영입한 스트라이커 천성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황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 시절 즐겨썼던 제로톱 카드를 꺼냈다. 섀도 스트라이커가 주 포지션인 마사를 최전방에 두고, 그 밑에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하던 김준범을 포진시켰다. 이들의 많은 활동량을 적극 활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빠른 트랜지션과 강한 압박을 전면에 내세운 대전은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과정과 결과,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스플릿라운드를 4승1무로 마치며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을 마친 황 감독은 스트라이커 보강을 꾀했다. 구텍이 2025시즌에도 A매치를 소화하기 위해 유럽을 왔다갔다 해야하는만큼,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최전방 자원을 원했다. 당초 켈빈, 아론 등 핵심 전력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원을 보내고 외국인 스트라이커를 데려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으며, 고민이 커졌다.
황 감독은 토종 자원으로 눈길을 돌렸고, 때마침 '국대 스트라이커' 주민규가 포착됐다. 세대교체를 준비 중인 울산 HD가 주민규를 보낼 수 있다는 뜻을 전하며,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대전은 2021년과 2023년 두차례나 득점왕을 거머쥔 주민규를 영입하며, 황 감독이 그토록 원했던 '확실한 원톱'을 얻게 됐다.
주민규의 가세로 공격 전술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지난 시즌 경쟁력을 과시했던 제로톱 전술을 내려놓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대전이 주민규 연봉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만큼, 어떻게든 주민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주민규는 골결정력은 탁월하지만, 지난 시즌 대전이 보여준 축구를 소화할만큼 활동량이 많은 선수가 아니다. 역동적인 축구를 준비 중인 울산이 주민규를 놓아준 배경이기도 하다.
당장 황 감독의 고민이 시작됐다. 대전에는 주민규에게 볼을 투입해줄, 섬세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김인균 정재희 윤도영 등 2선 자원들은 크로스, 패스 보다는 스피드나 움직임, 마무리에 특화된 선수들이다. 주민규가 최근 대표팀에서도 역습 상황에서 2선의 스피드를 쫓아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돌아보면, 자칫 황 감독의 구상과 다른 그림이 펼쳐질 수 있다. 황 감독은 기존 자원들과 주민규를 공존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해법을 찾아낼 경우, 2025시즌 대전은 의심할 여지없는 우승경쟁의 '다크호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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