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극약 처방도 소용이 없는 것일까.
수렁에 빠지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에 1대3으로 패한 맨유는 승점 추가에 실패, 13위에 머물렀다. 상위권 도약은 커녕 강등권 팀과 격차를 벌리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지난해 10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에릭 텐하흐 감독을 경질하고 후벵 아모림 감독 체제를 가동했으나, 발전은 커녕 퇴보하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0일(한국시각) '아모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맨유는 11경기에서 3승만 거두면서 순위를 단 한 계단 끌어 올리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스포르팅 감독은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수비수를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위험한 전술적 접근 방식을 고수 중'이라고 덧붙였다.
1990년대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는 좀 더 직접적으로 맨유와 아모림 감독의 축구를 비난했다.
시어러는 팟캐스트에서 '이런 식으로는 더 좋은 경기를 펼치기 어렵다'며 '최근 맨유 축구를 보면 텐하흐 감독 경질 직전 때보다 더 좋지 않아 보인다'고 평했다. 그는 '아모림 감독이 추구하는 시스템은 결과적으로 맨유가 텐하흐 시절보다 더 안 좋은 모습을 보이게 됐다. 지금의 맨유 선수들은 아모림 감독이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브라이턴전 패배로 맨유는 131년 만에 한 시즌 홈에서 6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특히 이날은 경기 전 최근 사망한 구단 레전드인 데니스 로를 추모하는 자리까지 열린 터.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다. 경기 전 추모 행사에 참가한 알렉스 퍼거슨 경이 아모림 감독에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라"는 조언을 건네며 응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모림 감독은 브라이턴전 패배 뒤 "우리는 맨유 역사상 최악의 팀일지도 모른다"고 자책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우리가 인정하고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많은 경기에서 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프리미어리그 10경기를 치르면서 단 2승에 그쳤다. 이게 맨유 팬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내게 어떤 의미인지를 상상해보라"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아모림 감독의 발언에 대한 우려도 뒤따랐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했던 마이클 도슨은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감독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는 건 때론 위험하다"며 "만약 감독이 내 앞에서 '너희들은 역사상 최악의 맨유 스쿼드 일원'이라고 한다면 결코 기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뭘 하려는 지 이해는 하지만 부끄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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