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역사에 남을 수도 있는 순간이 불과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석권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3000안타의 금자탑을 쌓은 스즈키 이치로가 만장일치 의견으로 명예의 전당(HOF)에 입성할까.
메이저리그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8시 MLB네트워크를 통해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2025년 HOF 헌액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HOF 투표에는 신규 후보 14명을 포함해 총 28명이 입후보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치로를 비롯해 CC 사바시아, 빌리 와그너 등 3명은 입성이 확실된다고 보고 있다. 이치로와 사바시아는 신규 후보이고, 와그너는 마지막 자격인 10년차다.
HOF 트래커(Tracker)에 따르면 22일 오전 1시 현재 이치로는 자신의 투표 결과를 공개를 한 206명 전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100%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사바시아가 191명의 선택을 받아 92.7%, 와그너가 175명의 지지를 얻어 85.0%의 득표율을 각각 마크하고 있다. HOF 헌액 기준 득표율은 75.0%다.
이번 투표에 참가하는 BBWAA 기자는 모두 392명이다. 이미 투표를 마친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기자는 186명이다. 이들도 모두 이치로를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보통 실제 득표율은 HOF 트래커의 중간 집계 수치보다 낮게 나온다. 81.1%의 득표율을 기록 중인 3년차 카를로스 벨트란의 헌액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예상하는 건 이 때문이다.
어쨌든 이치로의 HOF 입성은 기정사실이고, 100% 여부에 시선이 쏠릴 뿐이다.
이에 대해 MLB.com이 지난달 23일 매체 소속 기자와 해설위원 등 55명을 대상으로 '이치로가 만장일치로 HOF에 헌액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25명이 그렇다고 했고, 30명은 부정적이었다. 즉 만장일치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이 더 많았다.
역사상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고 HOF에 들어간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하다. 그는 2019년 투표에서 425명 전원으로부터 찬성 의견을 받았다. 그러니까 이치로가 만장일치 득표할 경우 역대 두 번째이자 야수로는 첫 번째가 되는 것이다.
이치로는 당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수를 자랑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9년 시애틀에서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 OPS 0.757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최다 안타 및 최고 타율 기록을 보유 중이다.
특히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발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았고, 데뷔 시즌에는 AL 올해의 신인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통했다. 2004년에는 262개의 안타를 쳐 1920년 조지 시즐러의 257안타 기록을 84년 만에 깨트렸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히터이자 리드오프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유니폼을 벗은 뒤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역사상 손꼽히는 레전드들 조차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데릭 지터는 2020년 투표에서 397명 중 한 1명이 반대해 득표율 99.7%를 기록했다.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는 440명 중 3명이 찬성하지 않아 99.3%에 그쳤고, 통산 311승-3640탈삼진, 3차례 사이영상에 빛나는 톰 시버(1992년 98.8%), 통산 5714탈삼진을 찍은 20세기 올타임(All-time) 투수 1위 놀란 라이언(1999년 98.8%), 2632경기 연속 출전의 칼 립켄 주니어(2007년 98.5%), 원조 안타왕 타이 콥(1936년 98.2%) 등도 만장일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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