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시즌 중에는 어떤 일도 맡지 않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쫓겨난 충격이 컸던 것일까. 아니면 1300만파운드(약 230억원)의 보상금으로 편하게 지내고 싶은 것일까.
에릭 텐 하흐 전 맨유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차기 감독후보군에서 완전히 빠졌다는 소식이다. 유력한 차기 감독으로 거론됐지만, 시즌 도중 감독직을 이어받는 것에 대해 전혀 의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22일(한국시각) '전 맨유 감독 에릭 텐 하흐는 누리 사힌 감독이 해임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을 이어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독점 보도했다.
도르트문트는 이날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페이즈 7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볼로냐에 1대2로 패한 뒤 사힌 감독을 경질했다. 도르트문트 구단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사힌 감독이 각자의 길을 갖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사힌 감독은 부임 7개월 만에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이유는 당연히 성적 부진 때문이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일궈낸 에딘 테르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튀르키예 출신의 팀 레전드였던 사힌을 새 감독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이 결정은 최악의 선택이었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말 그대로 폭망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7승4무7패(승점 25)로 10위로 떨어졌고,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도 지난해 10월 볼프스부르크에 패하며 일찌감치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볼로냐에 패하며 36개 팀 중 13위에 그치고 있다. 최종전인 우크라이나 샤흐타르 도네츠크전에서 이기지 못하면 16강 직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짙다.
심지어 팀 성적이 뚝 떨어지며 구단 주가까지 폭락했다. 최근 10년간 최저점을 찍었다.
결국 도르트문트 구단은 사힌 감독을 경질했다. 후임으로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른 인물이 지난해 10월 맨유에서 해임된 텐 하흐 감독이었다. 맨유는 텐 하흐를 경질하며 1300만파운드의 보상금을 지급했는데, 이후 텐 하흐 감독은 은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힌 감독이 경질되자 텐 하흐의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텐 하흐 전 맨유 감독과 로저 슈미트 전 벤피카 감독이 앞순위 후보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텐 하흐는 이 리스트에서 완전히 빠졌다.
TBR풋볼 수석 기자인 그레엄 베일리는 텐 하흐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도르트문트 고문인 마티아스 사머가 텐 하흐의 열렬한 팬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도르트문트 구단도 텐 하흐의 영입에 관심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텐 하흐는 감독직에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맨유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시즌 중에는 어떠한 일도 맡으려는 의지가 없다'고 전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역시 이날 '텐 하흐 전 감독이 시즌 중 새 팀에 부임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며 텐 하흐는 도르트문트와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맨유 임기 막바지에 어마어마한 비난에 노출된 것과 시즌 중 팀을 맡았을 때 받게 되는 부담감을 꺼려한다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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